겨울 산행채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작가 김영대는 이번 동행 중 유난히 떨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 속에 나타난 '삼괴정'은 호젓하다기보다는 처연할 정도로 쓸쓸함이 감돈다. 유럽의 도시 풍경, 특히 지붕을 탐색하는 작가 김영대는 이번 그림에서 우리 기와의 새초롬한 날렵함을 기가 막히게 표현해 냈다. 실제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작가는 이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신록이 드리워져 나뭇잎이 햇살을 가리고, 그 그늘 아래 사람들이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그려진다. 지금인들 어떠랴. 마치 흰 눈이 내린 듯 하얀 땅 위에 사람 발자국 하나 없음은 외로운 땅 순흥을 대변하는 듯하다. 외려 마음이 허전한 사람 누구나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뒤편 기와집에서 인심 좋은 순흥 사람이 고개를 내밀 것만 같다. 600년 세월을 지켜온 느티나무 세 그루는 새 봄을 준비하기 위해 두터운 잎사귀를 아낌없이 떨구었다. 우리 삶도 그러할 것이다. 새해를 맞았다. 하루하루를 따진다면 해가 바뀜에 굳이 의미를 담을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해 바뀜은 쉼표다. 잎새를 떨구고 새 봄을 준비하는 느티나무도 그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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