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덕원고 인구교육 1년 해보니…

"점수 맞춰 미래 꿈 정하고 싶진 않아 소질 발휘…더 많은 도전위해 투

대구덕원고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인구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대구덕원고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인구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우리 사회의 저출산·고령화가 국가가 나서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 덕원고등학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인구교육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덕원고는 지난해부터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문제에 대해 교육적 차원에서 해결 방법을 찾는 인구교육을 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체험·활동 중심 ▷교재개발·활용교육 ▷교과연계수업을 통한 통합교육 ▷매체활용교육 ▷NIE연계교육 등 '인구교육 5대 방향'을 정하고 인구교육을 해오고 있다.

이 학교 이준영 교육연구부장은 " 10여년 전까지 정부가 펼쳤던 인구교육이 '아이를 덜 낳자'는 교육이었다면 우리 학교의 인구교육은 출산율을 높이자는 것이 차이점이다"며 "학생들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인구교육의 홍보 및 확산을 위해 학교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족친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현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학교는 인구교육 분위기 확산을 위해 다양한 체험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교육 전문가 초청 강연회를 열어 교사, 학부모의 의식 변화를 주도하는가 하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화와 포스터 그리기, 논술캠프, 백일장 등을 열고 있다.

덕원고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쏟는 정성과 노력은 '통합교육'에서 잘 드러난다. 사회나 가정 등 특정 과목 시간에만 인구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수학, 미술, 영어 등 전 교과에서 인구관련 내용을 분석해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우리나라 인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하게 됐고 문제해결에 동참하겠다는 실천 의지를 갖게 됐다고 한다.

또 인구교육을 입시교육의 범위로까지 확장하다 보니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됐다. 모든 과목에서 인구교육과 관련된 전반적인 수업을 실시하고 이를 수행평가에 반영, 학생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는 교사들이 저출산이나 고령화와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한 결과다.

이 학교가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해소를 위해 기울인 노력은 현재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이 학교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주관하는 인구교육 교과연구회 지원사업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아 당당히 선정됐다. 무엇보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큰 수확이다.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결혼 및 자녀관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인구교육 초기만해도 다소 부정적이었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학년 김잔디양은 "인구 수업을 들으면서 가족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고 같은 학년 차민경양은 "출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다 막연히 두려운 것으로만 여겼는데 인구교육을 받고 나서는 우리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됐다" 고 했다.

최보경 교사는 "1년간 인구교육을 꾸준히 실시해 보니 처음에는 주제가 낯설어 의아해하던 학생들도 조금씩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이러한 교육이 우리 학교에만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말했다. 이성한 교장은 "저출산 문제를 가족·양성평등 등의 문제와 관련지어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이 저출산과 인구 문제의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가정과 지역사회를 연계한 인구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 인구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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