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고수유 글/마인드북스 펴냄
1980년대. 한 무리의 시위 학생들이 명동성당으로 피해 들어왔다. 김수환 추기경은 경찰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성당 문을 굳게 닫았다. 추기경은 단호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 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 경찰은 한 발자국도 들어오지 못했다. 김수환 추기경에게 신자들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와 일치된 삶을 산다고 생각하십니까?" 추기경은 명동성당 보일러실에서 일하는 베드로씨라고 답했다. 허리가 굽고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항상 평화와 믿음이 어우러진 그의 모습은 그리스도와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막 기증으로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 종교인인 동시에 사회 운동가이면서 인간미 넘쳤던 그의 인생을 62가지 일화 중심으로 담았다. 책 제목도 김 추기경의 유지인 '감사합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다.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1부 김 추기경의 인생 이야기, 2부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 3부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갖고 실천한 이야기, 4부 소탈하고 솔직한 일상의 모습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신의 지위나 위치를 주장하지 않고 죄인으로서의 한 인간일 뿐임을 고백하는 그의 모습에서 뭉클한 감동을 얻을 것 같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