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0 눈길끄는 현장]<1>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新도청시대 이끌 미래지향 예술공간

2005년 정부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BTL사업으로 선정된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2005년 정부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BTL사업으로 선정된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경북 북부지역이 새해에 용틀임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밀렸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잇따라 진행하면서 경제활성화 및 지역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 북부 지역별로 추진되고 있는 '2010년 눈길 끄는 현장'에 대해 사업추진의 당위성과 문제점을 따져 본다. -편집자주-

안동시 안흥동 낙동강을 끼고 조성된 둔치 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대규모 건물이 그 위용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이 건물은 지난 2005년 정부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BTL사업으로 선정, 건립되고 있는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이다. 이곳은 앞으로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수와 욕구를 충족하고 신도청 소재지 건설과 맞물려 21세기 문화시대를 선도하게 될 미래지향적 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비 185억원과 320억원의 민간투자 방식으로 건립되고 있는 이 전당은 건축면적 6천927㎡(약 2천96평)에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조성되고 1천석의 대극장과 262석의 소극장, 4개국 동시통역시설을 완비한 100석 규모의 회의시설, 전시시설, 볼링장과 다용도 체육시설·에어로빅실 등 생활체육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문화예술의 전당 공연시설은 오케스트라 리프트와 상하좌우 이동무대, 회전무대 등으로 조성돼 국내 최고 시설을 갖추게 된다. 공연연습실, 악기보관실, 분장실, 출연자대기실, 탈의 및 샤워실 등 국내 여느 공연장 못지않게 꾸며진다. 전시장도 특별·일반·상설전시장과 함께 수장고를 조성해 두고 있다.

◆9월 17일 개관 예정, '선거용 오해 불식'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은 당초 2010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공사 진척도가 당초보다 빨라 6월에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앞당겨 개관하려는 것은 선거에 이용하려는 목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9월 17일로 개관일을 잠정 결정해놓고 있다. 이 때문에 6월 개관에 맞춰 열릴 계획이었던 'SBS 프로볼링대회 및 실업연맹전'과 안동예술제 등이 9월 이후로 연기되거나 취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게다가 구미에 앞서 7월쯤 유치할 계획이었던 뮤지컬 '맘마미아'도 구미에 이어 10월쯤에나 가능하게 됐다. 심지어 유치를 추진하던 '조수미 공연'도 유치를 포기하거나 가을 이후로 연기될 수밖에 없게 됐다. 상반기 개관과 함께 전국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굵직한 공연물을 개관 기념작으로 유치, 지역민들에게 선보여 일찌감치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의 존재 가치를 알린다는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

이를 두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6월 말 개관이 어떻게 6월 2일 실시될 선거용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지역의 대다수 주민들이 보다 좋은 환경과 시설에서 서울 등 대도시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공연물을 조금이라도 빨리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개관이 미뤄지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북부 거점 문화공간, '고급 공연물 유치'

현 안동시민회관은 협소한데다 이동식 무대시설이 없어 대형오페라, 뮤지컬, 오케스트라 등 고급 문화 공연을 할 수 없었다. 전시실도 수장고와 항온 항습 시설이 없고 장소가 좁거나 열악한 시설로 부적격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게다가 경북도청 유치 평가 과정에서 지역문화시설의 규모와 문화 등 생활 여건이 상당히 중요한 평가 항목에 포함되는 등 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한 지역 경쟁력 확보와 정체성 확립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건립 추진 배경이 됐다. 특히 도청 유치에 따라 경북도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에 걸맞고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선도할 미래지향적 문화예술시설의 필요성은 더 커지게 됐다.

안동시는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을 경북 북부지역은 물론 경북도청 신도시 거점 문화공간으로 가꾼다는 방침이다. 업무를 맡고 있는 안동시 조환익씨는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은 세계역사도시, 세계문화유산도시의 위상과 걸맞고 고급 문화 공연물을 지역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문화거점 시설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운영인력·공연예산 부족, '2%의 아쉬움'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이 북부지역 문화 거점 시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고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당장 올해 개관 기념물과 대형 공연물 유치에 필요한 예산이 4억원에 불과하다. 5억원을 편성했으나 시의회가 1억원을 삭감했다. 구미·김천 등 대다수 지자체들이 1년 공연 유치비로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안동시가 북부지역을 아우르고 경북의 새 도청 소재지로서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운영이 활성화되고 연중 크고 작은 공연물로 사람들이 붐비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가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숙제는 운영 인력난이다.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은 ㈜안동아트센터가 20년 동안 운영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청소·경비·시설물 관리에 주로 나선다. 공연을 위한 시스템 운영은 안동시가 맡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행정안전부는 안동시가 신청했던 운영인력에 대해 5급 1명만 승인했다. 최소한 15명의 인력이 필요한 안동시로서는 그야말로 '짜깁기식'으로 조직에 없는 조직을 만들어 편법 운영해야 할 형편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