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게요." 장원삼(26)은 5일 경남 창원 집에 둔 채 1년간 잊고 지낸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새해 첫 훈련은 6일 시작되지만 이날은 선수단을 위한 외부 인사 특강이 있어 새 동료들과 함께 경산 볼파크를 찾는 길. 정들었던 히어로즈를 떠나는 아쉬움과 새 둥지 삼성에서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설렘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장원삼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4년차 좌완 선발 투수. 2008년 겨울은 그에게 아픈 기억이었다. 당시 히어로즈가 삼성으로부터 투수 박성훈과 현금 30억원을 받고 장원삼을 삼성으로 보냈으나 트레이드가 승인되지 않는 바람에 장원삼은 삼성 유니폼을 입자마자 다시 히어로즈로 되돌아가야 했다. "일단 불투명하던 진로가 확정돼 홀가분합니다. 1년 만에 다시 경산에 오니 기분이 묘하네요."
프로에서 4시즌을 보내는 동안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운 장원삼은 두 차례 12승을 거두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해엔 4승8패, 평균 자책점 5.54로 부진에 빠졌다. 연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느라 훈련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래도 10년 이상 야구를 해왔으니 괜찮을 거라 방심한 거죠. 5, 6월에는 페이스가 올라올 줄 알았는데 뜻대로 안 되더라고요."
더구나 여기저기서 보내는 따가운 눈초리에 마음도 지쳤다. 급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려다 어깨에 무리가 갔고 이 때문에 2군에 내려가자 비난이 일었다. 시즌 후 삼성에 갈 줄 알고 미리 몸을 아끼기 위해 태업을 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 것. "큰 부상은 아니었고 지금 상태도 좋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팀이 4강 싸움을 하고 있는데 잔머리를 쓴다고 비난하니 속이 많이 상했죠."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 것은 히어로즈를 떠난 심정을 밝힐 때. 그는 프로 데뷔 당시부터 챙겨준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에게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트레이드가 확정된 뒤 그는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힘이 되어드리지도 못한 채 떠나게 돼 죄송하다'고 전했다. 한데 김 감독이 되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는 바람에 장원삼은 더욱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장원삼이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을 맡아주길 바란다. 대구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별 문제가 없어 더욱 기대가 크다. 집이 가까운 데다 대구에 고모댁, 포항엔 큰댁이 있어 이 고장이 낯설지 않다.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절 인정해주고 1년 만에 다시 불러줘서 고맙죠. 10승, 15승 등 구체적 수치보다 예전 모습을 빨리 찾는 것과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李대통령, 취임 후 첫 출국…G7 정상들과 양자회담 주목
TK가 공들인 AI컴퓨팅센터, 정권 바뀌니 광주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