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섬이라는 괴팍한 과학자가 공장에서 온순한 기계인간을 만들어낸다. 기계인간에게 감정을 불어넣고 노동을 시켰는데 이들이 반란을 일으켜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세계를 정복한다.'
1920년 카렐 차펙(1890~1938)이 쓴 희곡 '로섬의 만능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의 줄거리다. 로섬이 기계인간에게 붙여준 이름이 로봇(Robot)인데, 체코어로 '강제노동' '힘든 일'을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유래했다. 연극이 미국, 영국에서 성공을 거두는 바람에 '로봇'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
1890년 오늘, 체코에서 태어난 차펙은 소설, 희곡 등을 썼고 공상과학 소설에서 대가의 면모를 보였다. 그의 작품들에는 로봇, 핵무기, 진화 인간 등이 등장해 인간과 사회의 무분별한 진화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멋진 신세계'의 올더스 헉슬리와 '1984'의 조지 오웰과 비견되는 뛰어난 작가였다. 나치 침략에 저항해 게슈타포의 수배를 받다 폐렴으로 죽었다. 원래 그는 로봇보다는 라틴어로 레이버(labor'노동)를 붙이려 했는데 그의 형이자 화가인 조제프가 제안했다고 한다. 레이버를 썼다면 아마 유행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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