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돌아온다는 백호의 해, 경인년 2010년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보름가량 흘렀다. 헨델의 '메시아'와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들으면서 보낸 2009년은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다. 그렇지만 새해엔 어떤 음악, 어떤 연주자들이 우리를,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줄지 생각하면 벌써 기대감으로 벅차오른다. 평상시 직접 듣고 싶어하던 연주자가 우리나라를 찾아오고 대구에서 연주회를 한다는 음악회 홍보를 보게 되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고 흥분이 되는 건 음악하는 사람의 고질병일까.
음악가들 중에서도 정말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 위대한 음악가를 부를 때 마에스트로나 비르투오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악기 연주에 있어서 매우 뛰어난 테크닉과 실력을 가진 연주자를 비르투오조(Virtuoso-명인)라고 부르고, 특별히 지휘자일 경우에 그 사람을 가리켜 마에스트로(Maestro)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요즘은 성악이나 기악을 가리지 않고 연륜이 많이 쌓인 연주자의 경우 마에스트로라는 호칭을 구별없이 사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1월 16일은 바로 '위대한 지휘자, 마에스트로'라는 호칭을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들었던 이탈리아 출신의 명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1867~1957)가 세상을 뜬 날이다.
토스카니니는 아메리카 대륙 순회공연에 나선 이탈리아 어느 오케스트라의 첼로 주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지휘자가 공연 스케줄에 펑크를 내면서 갑자기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자 음악회 프로그램의 곡을 모두 외웠다는 이유로 단장과 단원들의 권유로 우여곡절 끝에 지휘봉을 잡게 된 토스카니니. 첫 무대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그의 미래는 첼리스트가 아닌 지휘자로 뒤바뀌게 된 것이다.
1898년 22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본거지 밀라노 스칼라좌의 수석 지휘자가 되었고, 10년 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지휘자가 되었다. 이후 미국에서의 그의 활동은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못해 미국 오케스트라 음악의 신개척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1926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가 되고, 1937년 그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는 NBC 방송교향악단과의 많은 연주와 녹음 덕택으로 오늘날까지 토스카니니 특유의 명쾌한 리듬과 정확한 템포, 강렬한 다이나믹 효과를 통한 박력있고 신선한 연주를 들을 수가 있게 되었다.
20세기 초반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와 함께 오케스트라 지휘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그의 지휘와 연주는 독일·오스트리아 출신 지휘자들이 유럽을 지배하던 당시 음악계 양상을 새롭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바꿔나갔다.
이탈리아 오페라를 사랑하고 오케스트라 작품 연주에서 작곡가의 의도를 최대한 배려하고 표현해내려는 토스카니니의 연주방식은 오늘날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Carlo Maria Giulini 1914~2005),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 1933~), 리카르도 무티(Riccardo Muti 1941~) 같은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음악칼럼니스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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