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 생활안전과는 '승진 고시원'…합격자 휩쓸어

3교대로 시간 여유 많아

경찰서 생활안전과가 '승진시험 고시원'의 영예(?)를 안았다.

20일 발표된 경찰 정기승진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서 생활안전과가 득세했다. 이는 3교대 근무 체제 전환 이후 생활안전과 소속 지구대 경찰들의 개인 시간이 늘었기 때문으로, 경찰 내부에서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승진시험에 도전하고 싶다면 생활안전과로 발령나는 게 최선"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실제 경북경찰청의 최종 합격자 명단에서 계급별 편차는 있지만 생활안전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일반 경감의 경우 지방청에서 3명(정보 2명, 경비교통 1명), 일반서에서 7명(생활안전 5명, 경비교통 1명, 정보 1명)이 합격해 10명 중 5명이 생활안전과 출신이었다. 일반 경위 합격자 10명 중에서도 생활안전과 소속이 5명을 차지했다. 일반 경사는 15명 중 14명, 일반 경장은 14명 모두 생활안전과 소속이었다.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은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를 못박아두고 있다. 경감은 3년, 경위 2년, 경사 2년, 경장 1년, 순경 1년이 지나야 시험 승진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 승진 시험과목을 완전히 소화해 응시하려면 상당한 시간 투자가 필요하고, 승진 시험을 노리는 이들은 하나같이 지구대 발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경찰관들의 한 목소리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경찰관은 "한직 부서나 3교대 근무인 지구대 이외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는 부서는 없다"고 귀띔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업무특성상 생활안전과 인원이 압도적"이라며 "또 시험에 비교적 익숙한 젊은 직원들이 다수를 차지해 승진시험 합격자 또한 그만큼 생활안전과 비중이 높은 것"이라고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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