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로봇산업 왜 필요한가? (상)미래 성장동력 급부상

자동차·PC 잇는 新산업…국민소득 4만$ 이끈다

정부가 '로봇 선도국가' 진입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21일 대구 설립으로 최종 결정남에 따라 대구경북의 광역권 선도산업인 '실용로봇 기반강화사업'이 더욱 가속도를 내게 됐다.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봇산업의 중요성 등에 대해 짚어본다.

◆왜 로봇산업인가?

정부는 지난해 4월 '지능형 로봇산업'을 국가 미래를 결정할 핵심 성장동력으로 설정했다. 이에 경제계 안팎에서는 "왜 이 시점에 로봇산업을 정부가 들고 나왔을까?"라는 물음표를 쏟아냈다.

대구경북은 지난해 광역권 선도산업으로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로봇 분야를 지정받았다. '메디 시티'를 표방한 대구시와 '신재생에너지'를 특화하려는 경상북도가 로봇산업에 열을 올리고 나선 이유는 정부의 생각과 일치한다. 로봇산업이 다른 산업에 대한 기술적 파급 효과가 큰 융복합 신산업이라는 점이다. 최근 열린 세계미래학회에서 지능 기반의 로봇 원천기술을 IT 이후 전 산업을 변혁할 새로운 융합기반을 제공하는 등 21세기 인류 생활을 변혁할 10대 기술로 꼽았다. 생산성 혁신을 주도한 제조로봇은 이미 산업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산업 성장을 이끌어낸 원동력 역할을 하는 상품)이 됐으며, 특히 타 산업과 로봇기술의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로봇산업이 가진 매력 포인트다.

게다가 다양한 연관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멀티 밸류 체인형 산업이라는 특징 때문에 세계 각국은 로봇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로봇기술을 '미래 10대 중요기술'로 선정했으며, 일본은 '4대 신산업'에, 중국은 '863 계획'(1986년 3월에 비준된 중국 국가첨단기술연구발전계획)에 각각 로봇산업을 포함시켰고, 유럽은 로봇기술의 대규모 협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미래학자·혁신기업가 등은 지능형로봇을 자동차, PC 이후 21세기 '엔드유저'(End User·최종 사용자) 제품으로 꼽는다. 또 이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이 단일품목으로 수천억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8년 전세계 로봇시장 2천200억달러?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07년 전세계 지능형 로봇산업의 시장 규모는 81억달러. 전년 대비 18.9% 성장한 수치다. 이후 성장곡선은 점점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기관들은 2013년쯤이면 300억달러, 2018년에는 1천억달러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무인자동차, 무인 국방체계 등 다른 산업의 로봇기술 활용 시장까지 합하면 2018년에 2천2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로봇시장 성장세도 마찬가지다. 지경부가 최근 밝힌 '로봇산업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5천723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2006년 7천197억원, 2007년 7천542억원, 2008년엔 8천957억원으로 커졌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지능형 로봇을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선도할 미래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해부터 로봇산업 육성 방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다양한 연관산업, 앞선 IT 인프라, 정형화된 생활 환경, 첨단기술의 빠른 수용성을 갖춘 로봇산업 성장의 최적지"라며 "세계적으로도 시장 초기단계인 만큼 우리가 보유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범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선도적 위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018년 로봇 선도국가 발돋움?

정부는 '2013년 로봇 3대 강국, 2018년 로봇 선도국가'를 목표로 세웠다. 또 이 목표를 통해 '세계로봇시장 점유율 15%, 총 생산 30조원, 수출 200억달러, 고용 10만명'이라는 비전을 설정했다.

정부가 21일 밝힌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시장 확대형 구조인 로봇산업은 2013년엔 신시장 창출형(1단계), 2018년에는 기술 선도형(2단계)으로 단계적인 발돋움을 하게 된다.

또 시장 형성 시기별 3대 제품군 선별을 통해 맞춤형 진흥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시장 확대형=현재 시장이 형성돼 있는 제품군의 상용화기술, 사업화, 수요창출 중심으로 지원 ▷신시장 창출형=2013년까지 주력제품으로 성장가능한 제품군의 기술, 수요창출, 인프라 연계 전략 추진을 통한 기술·시장 동시 확보 ▷기술 선도형=2018년 후 시장을 목표로 하는 제품군의 기능 구현을 위한 원천기술 돌파 및 산업 기초체력 강화 등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 로봇산업 진흥을 이끌 전담조직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설립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로봇 R&D 역량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지능형로봇=외부 환경을 인식(Perception)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Cognition)하여 자율적으로 동작(Mobility & Manipulation)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최근엔 교육·의료·실버·국방·건설·해양·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 로봇기술의 융복합화를 통해 지능화된 서비스를 창출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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