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총리는 지역 민심을 지방 발전 대책으로 녹여내야

세종시 수정안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어제(20일) 대구경북을 방문한 정운찬 국무총리가 여러 분야에 걸쳐 발언을 했다. 세종시가 다른 지방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또다시 강조한 것은 물론 동남권신공항 같은 대구경북 현안들에 대해서도 정부 방침을 설명하고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일정이 짧아 정 총리가 세종시 수정에 따른 대구경북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겠지만 이번 지역 방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우선 세종시로 인해 미래가 산산조각 날 것을 걱정하는 이 지역의 민심(民心)과 어려운 실정들이 가감 없이 총리에게 전달된 것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대구경북이 이 정도로 어려운 줄 몰랐다"고 정 총리가 발언한 것으로 볼 때 이번 방문을 통해 지역의 실상을 파악하는 계기도 됐으리라 믿는다.

동남권신공항에 대해 정 총리는 대구경북 의료단지가 활성화되고 경북의 국책 사업들이 추진되면 항공 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신공항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공항 입지 선정에 대해서는 조속히 결론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대구-포항 연계, 동해안 원자력과학산업벨트 건설, 혁신도시와 산업단지에 대한 세종시와 동일한 혜택 부여 등의 언급도 했다.

대구경북이 세종시 수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다는 사실은 이제 시도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여느 시도보다 세종시 수정에 반발 강도가 높은 것이다. 정 총리는 피부로 느낀 세종시에 대한 이 지역의 민심을 가슴에 새겨 그 대책 마련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일회성 또는 겉치레 방문에 그쳐서는 결코 안 된다. 세종시로 인해 지방이 입을 막대한 피해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은 물론 획기적 지방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게 세종시 수정 홍보보다 정 총리가 더 심혈을 기울여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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