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한방이야기]황기

식욕부진·소화불량에 효능…고혈압·신체 열증상땐 삼가야

조선시대 전국 3대 한약재시장은 어디일까? 대구(약령시)와 서울(경동)은 다들 알지만 제천이 포함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충북 제천시는 올해 한방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한방 건강도시'로 변화하기 위해 약초산업에 매진하고 있다.

황기는 한냉건조하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잘 자란다. 제천 황기는 석회암의 점토질 땅에서 재배돼 재질이 단단하고 저장성이 좋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 제품에 비해 약효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전국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이다. 또한 전국 황기의 80%가 이곳에서 유통된다.

건강을 돕는 약이라면 먼저 인삼을 떠 올리지만, 인삼만큼 효과가 있으면서 많이 활용하는 것이 황기이다.

◆인삼에 뒤지지 않는 효능

황기는 민간에서 '단너삼'이라고 불린다. 빛깔이 노란색이고, 약의 으뜸이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황기는 콩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풀이다. 가늘고 긴 원주형이다. 길이 30~100cm, 지름 7~20mm 정도의 뿌리를 봄 또는 가을에 채취해 건조한 것으로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달다.

황기는 비위(비장'위장) 기능을 좋게 하고 전신의 기운을 좋게 하는 효능이 있다. 식욕이 부진하고 소화불량일 때와 얼굴빛이 창백하며 광택이 없을 때, 변이 묽거나 설사가 날 때, 피로와 권태감을 느낄 때, 목소리에 힘이 없을 때 사용한다.

또한 기운을 위로 끌어 올리는 작용을 한다. 기가 아래로 함몰되어 일어나는 장기간 설사, 위하수(위가 정상 위치보다 처지는 병증), 탈항(항문 및 직장 점막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증상), 자궁하수(자궁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로 처져서 자궁 경부가 질구에 접근한 것) 등에 응용한다. 전신 근육의 긴장을 높임으로써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황기는 땀을 멈추게 하는 작용도 한다. 기가 허하면 모공이 치밀하지 못해 땀이 그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기운 부족으로 피부의 방어기능이 튼튼하지 못해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에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황기는 고름을 배출해 정상조직이 자라나게 하는 작용을 한다. 피부의 상처 부위가 오래도록 잘 낫지 않고 고름이 나오거나, 잘 아물지 않는 것을 치료해준다.

이 밖에 배뇨를 원활하게 하여 부은 것을 가라앉게 하는 효능이 있다. 기가 허하여 수분이 몸에 정체돼 배설되지 못하는 소변불리와 얼굴'손발의 피부부종에 좋다.

◆허약한 체질'소음인에게 좋아

황기는 무기력하고 몸이 차가워 추위를 많이 타며 살이 잘 찌지 않는 허약체질이나, 소음인의 약재로 많이 활용된다. 약리학적으로 신체의 면역증강 작용과 신체 대사기능 활성 작용이 있어서 혈청과 간장 내의 단백질 대사를 촉진시킨다.

심장의 수축력을 증강시켜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혈관 확장 작용을 하여 혈압을 내린다. 소장에서는 포도당과 아미노산의 흡수율을 높인다.

또 아미노산의 일종인 가바를 함유하고 있어 뇌에 산소 공급량을 증가시킨다. 뇌세포 대사 기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며 고혈압을 예방하고 신경계를 안정시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황기는 급성기의 호흡기 질환과 발적(피부나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 그 부분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종창(곪거나 부스럼 따위가 나서 부어오름) 발열이 있을 때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 고혈압이나 신체상부의 열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면 두통과 안면 홍조, 치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 탓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 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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