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우물, 계명우물, 들샘우물, 솔밭우물, 돌산우물, 함지우물, 상록우물, 2·28우물, 상화우물, 서상돈우물, 달구벌우물, 동성로우물, 계산우물, 금호우물, 낙동우물, 대륜우물, 대나무밭우물…, 어린이우물, 경로우물, 효자우물, 사랑우물, 원앙우물….
매일신문사, 대구방송, 대구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물의 도시 대구' 프로젝트-동네우물되살리기팀이 만들 동네우물 이름 후보들다. 물론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민들이 이름을 짓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동네우물이 만들어지는 곳의 유래와 특징을 반영하고, 시민 정서 함양에도 도움되는 의미 있고, 예쁜 이름을 짓겠다는 것이 동네우물되살리기팀의 구상이다.
대구시가 동네우물을 공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동네우물의 이름은 '대구시 지정 1호-동산우물', '대구시 지정 2호-2·28우물' 등이 될 수 있다.
동네우물은 기존 지하수 개발과는 개념부터 다르다. 공업용수, 농업용수, 생활용수로 쓰기 위해 개발하는 지하수는 양(量) 위주다. 구멍을 뚫어 필요한 만큼 물이 나오면 그만이었다. 오염된 지표수가 섞여도 상관없었다. 오염된 지표수가 섞여 나오기 때문에 화장실용 등으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악취가 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러한 양 위주 개발 방식이 '지하수=오염된 물'이란 고정관념을 시민들이 갖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산업화 이전 농경시대 '동네우물 파기'도 양 위주였다. 동네사람들이 모여 우물을 파고 물이 샘솟으면 됐다. 두레박으로 길어 먹는 샘물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지하수위가 낮아져 동네우물이 말라버리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대구의 동네우물은 질(質) 위주 개발이다. 먼저 수맥을 탐사해 양을 확보하고, 미네랄이 풍부한지, 마시는 물로 적당한지 질까지 면밀히 검사해 우물을 판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수질을 조사한 뒤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구멍을 뚫는 깊이는 지하수맥과 그 질에 따라 개발 지점마다 달라진다. 대부분 100m~200m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표로부터 50m까지는 천공관에 오염방지 시설을 한다. 오염된 지표수가 절대로 섞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네우물은 구멍을 2개 뚫는다. 취수정과 그 옆에 취수정의 상태를 관측할 수 있도록 관측정도 함께 판다. 이 또한 대구가 처음 시도하는 우물 개발 방식이다. 취수정은 물을 뽑아 시민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관측정은 취수정의 지하수 수위, 온도, 전기전도도 등을 실시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동네우물에는 전광판을 달아 이 같은 관측 결과를 시민들에게 그대로 보여준다. 또 정기적으로 수질을 검사한 결과치도 전광판을 통해 보여준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동네우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 또한 우리나라 최초임은 말할 나위 없다.
동네우물은 기존 비상급수시설과 달리 염소 소독 등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는다. 대구 천연미네랄워터의 질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막여과 등 물리적 처리도 최대한 자제한다. 그러나 물탱크와 물탱크~음수대 사이 2곳에서 자외선 순간 살균 장치는 한다. 지하수를 퍼올린 뒤 오염이 되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최소한의 조치다. 결국 자연 그대로의 지하수를 시민들이 마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셈이다. 단순 정수 처리도 모자라 고도정수처리까지 하는 수돗물과는 정반대다.
퍼올린 지하수를 저장했다가 물꼭지로 보내는 물탱크도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 녹슬지 않도록 한다.
동네우물 주변은 소공원으로 꾸며진다.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미 조경이 잘되어 있는 곳에 동네우물을 팔 경우에 별도 조경은 하지 않는다.
이처럼 최고급 동네우물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1곳당 1억5천~2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통 지하수 개발에는 2천만~3천만원이면 가능하다. 5배 이상의 비용을 들여 '명품 동네우물'을 만든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성익환 박사는 "명품 동네우물이 탄생하면 대구시민들은 누구나 시중에 파는 생수보다 우수한 품질의 천연미네랄워터를 동네우물에서 길어 먹고 있다고 타지역민들에게 자랑해도 된다"며 "천연미네랄워터를 즐겨 마셔 시민 모두가 건강해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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