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닥터] 저체온증

32℃ 이하는 심각한 상태…부정맥'호흡 곤란 등 합병증 동반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유난히 추운 듯하다. 겨울에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동사(凍死)이다. 동사는 날이 추워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을 뜻한다. 의학적으로는 저체온증이며, 동절기에 응급실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환자 유형이다.

과거보다 난방 시설이 잘 돼 있고 대부분 실내 생활을 하게 되면서 위험이 감소했지만, 저체온증이 반드시 극한지방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면 누구나 저체온증에 노출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도 상황에 따라서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인 등 체온 조절이 약한 연령층은 주의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연간 700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며, 이 중 절반가량이 65세 이상의 노인들이라고 한다.

저체온증은 중심 체온이 35℃ 이하인 경우로 정의된다. 간혹 집에서 체온계로 측정하다가 35도가량이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저체온증의 기준은 항문 등에서 측정한 중심 체온으로 집에서 측정한 체온과는 차이가 있다. 체온이 35도인 경우도 경증의 저체온증이지만 대개 신체의 정상적인 반응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동반된 다른 증상이 있거나 노인 등의 취약 연령층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얼어 죽는다고 이야기하는 저체온증은 중심 체온 기준으로 32도 이하의 심각한 상태다. 신체의 대사가 급격히 저하되고 오한과 같은 체온을 올리기 위한 정상적인 신체 반응도 중단된다. 이 경우 의식 저하와 부정맥, 호흡 곤란 등의 위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 적절한 응급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저체온증이 의심될 경우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 처치는 우선 환자를 추위에서 피하게 하는 것이다.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에서 벗어나고 젖은 옷이나 얼음, 눈 등이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 담요 등으로 몸을 덮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증의 저체온증이라면 신속하게 응급실을 찾아 전문적인 응급 처치를 받아야 한다.

외부의 환경 변화만으로 체온을 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부정맥과 패혈증, 호흡 곤란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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