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사회 한국 리더십 위상 강화 확인

李대통령, 다보스포럼 특별연설 의미와 내용

올해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의 큰 그림을 처음으로 제시한 이명박 대통령의 28일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지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동시에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의제를 추가하고 회의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안도 내놓으면서 의장국으로서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세계를 이끌었던 G8이 아닌 국가의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11월 G20 정상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이날 연설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부분은 신흥국과 개도국 입장을 반영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이다. 현행 국제 금융시스템을 바꾸지 않고서는 각국, 특히 신흥·개도국들이 안정된 경제 성장을 구가할 수 없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제자본 흐름의 급격한 변동성으로 인해 과다하게 외환보유고를 축적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추가할 것"이라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쌍무적 금융협력 강화 ▷지역간 협력체제 활용 방안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경제의 거시경제적 불균형뿐 아니라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개발 격차를 줄이는 문제도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서울 G20 회의에서 개발도상국 개발에 관한 어젠다를 추가하는 것을 다른 회원국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3차례의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된 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국가 간 이견 조율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며 합의사항에 대한 충실한 이행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각종 금융규제·감독체제 개혁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개편 이행을 강조하면서 "최근 들어 더욱 큰 관심사가 되고 있는 대규모 금융기관의 '대마불사'(大馬不死)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논의와 대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형은행의 규모 확장을 막고 위험도 높은 자기자본투자(PI)를 금지하는 내용의 은행산업 개혁안을 발표한 데 대해 G20 차원의 대책 마련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운영 방식과 관련해선 '열린 G20'을 표방했다. G20 정상회의를 비회원국과 민간 등으로도 확대하는 이른바 '아웃 리치'(외연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 아프리카 등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의견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업 등 민간부문의 참여를 유도해 G20의 역할과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단독 특별연설을 포함해 11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취리히에서 다보스로 이동하는 열차 내에서 빵과 삶은 계란으로 아침을 해결했으며, 폭설과 인파로 인해 사실상 경호와 의전이 생략되기도 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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