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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에 '10억 요구' 전문 도굴꾼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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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부친 묘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조부모 묘를 도굴했던 범인이 태광그룹 창업자의 묘지를 파헤쳐 유골을 훔친 뒤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포항북부경찰서는 26일 밤 포항 청하면 서정리에 있는 태광그룹 창업자인 고 이임용 전 회장의 묘지를 도굴해 유골 일부를 떼어내고 태광그룹 측에 유골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현금 10억원을 요구한 정모(49·대전시)씨를 28일 검거, 공갈미수와 분묘발굴 사체 등 영득 혐의로 조사 중이다. 정씨는 범행 당일 3시간여 동안 묘지 도굴과 유골 일부를 떼어내는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범행 후 수차례 전화로 태광그룹 관계자에게 "10억원을 주면 택배로 유골을 보내 주겠다"며 협박했다가 추적에 나선 경찰에게 이날 오후 대전시 동구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묘지 부근의 CCTV에 찍힌 용의자가 묘지에 접근하는 모습과 범행에 사용된 렌터카 화면을 토대로 동일 범죄 전과자 중심으로 수사를 했다. 경찰조사에서 정씨는 단독범행을 주장했으나 훔쳐간 유골의 행방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경찰은 거액을 챙기려는 범행에 실패하고도 구속됐다가 출소하면 곧바로 똑같은 범죄를 반복하는 정씨의 행각에 대해 병적인 범죄로 분석했다. 정씨는 1999년 롯데그룹 가족묘를 도굴했으나 돈을 챙기지 못하고 구속돼 5년을 복역한 뒤 출소, 곧바로 2004년 한화그룹 가족묘를 대상으로 동일 범행을 했다가 역시 구속돼 지난해 말 석방되고 1개월여 만에 또 이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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