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남북 관계에 대해 의미 있는 발언들을 잇따라 내놓아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 제기돼왔던 양측 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가까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일괄타결 방안(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제시했다. 결국 북한은 마지막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를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내부사정도 있기 때문에 곧바로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랜드 바겐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랜드 바겐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사실상 폐기하는 대가로 북한에 안전을 보장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말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조만간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직접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물밑 접촉이 상당히 진척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포 사격 훈련을 한 배경과 관련, "다소간 남북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여권 주변에선 정상회담 시기에 대한 구체적 예상까지 나돌고 있다. 올 4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하는 핵 정상회의에 앞서 3월 말쯤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고, 6월 지방선거 직전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달 31일 "정상회담의 구체적 추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칙에 맞고 여건과 조건이 충족된다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처럼 일회성 정치적 이벤트로 회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근원적 반성에서 출발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수시로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거꾸로 말하면 정치적 이벤트로서의 만남이라면 임기 중 한번도 안 해도 좋다는 게 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의 BBC 인터뷰 발언 수정 논란과 관련, "책임자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하고 김은혜 대변인의 사의 표명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은 없다. 일하다가 빚어진 실수로 이해하고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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