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은 태평양 전쟁 중 적국인 일본과 일본인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문화 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1946년 펴낸 책이다. 양면성을 지닌 일본인의 본질을 가장 잘 파헤쳤다고 평가받으며 종전 후 일본에서 선풍을 일으켰고 지금까지 '일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인은 예의 바르며 온순하고 겸허하지만 한편으로 거칠고 야만스럽다. 국화 재배에 심취하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추구하길 좋아하지만 폭력적이며 무사도와 칼의 명예에 집착한다. 이런 모순된 성향은 개인이나 계층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본인의 피에 보편적으로 흐르는 공통된 민족성이라 할 수 있다. 좁은 섬나라, 척박한 땅, 치열한 경쟁 구조 속에서 무거운 의무의 짐을 짊어진 채 손에 쥔 칼을 휘두르며 자신만의 생존 공간을 지켜나간다. 그러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국화 재배에 심취하는' 낭만적 환상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런 행동의 본질을 파고 들어가면 잔혹한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나약한 영혼을 위로하려는 일본인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
지금까지 글 위주로 여러 형태의 출판이 이뤄졌지만 이번 책은 일본의 우키요에(회화의 한 양식)와 사진, 도표 300여점을 수록해 내용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456쪽, 1만5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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