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송사들 연휴 프로그램 편성…눈에 띄는 영화는?

무자비한 액션은 싫다…명절, 따뜻한 감성·낭만으로

명절 연휴의 즐거움은 많지만 안방극장에서 즐기는 영화감상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절의 재미다. 올 설 연휴에도 각 방송사들은 다양한 영화 프로그램을 준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올해 설 안방극장에는 때리고, 부수는 영화가 아니라 낭만과 감성에 무게를 둔 영화들이 눈에 많이 띈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

1900년대 초반,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방의 작은 마을 아나테프카에 유태인들이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다. 대서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으로 그에게는 말 많은 아내 고르데와 5명의 딸이 있다. 안식일을 앞두고 가족들은 준비에 분주하다.

안식일 당일 결혼식과 여러 가지 행사로 행복해하는 이들에게 유태인 퇴거라는 청천벽력 같은 명령이 떨어진다. 유태인들은 수레에 가재도구를 싣고 정든 마을을 떠난다.

이 영화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나테프카 마을의 유태인 유목민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쉘렘 스타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제작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하이만 토폴은 자긍심이 높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못하고 구시대적 가치를 고집하는 아버지 대서 역을 맡아 열연, 이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아쉬운 마음, 전통 속에 살아왔고 전통적 방식 외에는 모르는 고지식한 인물의 애환을 볼 수 있다. 다소 긴 영화이기는 하지만 유태인의 전통적 생활을 확인하고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감독 노만 주이슨/ 하이만 토폴, 몰리 피콘, 레너드 프레이 출연/181분/연소자 관람가

◇슬럼독 밀리어네어

인도 빈민가 출신의 18세 소년이 최고 인기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에 출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다. 영화가 시작되면 수줍은 듯한 인상의 소년이 등장하고, 영화는 '자말은 어떻게 백만장자 퀴즈쇼에서 최종 상금이 걸려있는 마지막 단계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으로 진행된다.

추리소설을 보는 듯 출제되는 문제를 풀어가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정답의 실마리가 되는 그의 삶을 교차시켜 보여줌으로써 최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퀴즈쇼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성공 드라마가 아니라, 자말이 겪는 특별한 에피소드와 운명처럼 만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퀴즈'는 이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일 뿐 그것이 주제는 아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세계 36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비카스 스와루프의 소설 'Q&A'를 스크린으로 올린 영화로 '트렌인스포팅'으로 천재 감독의 칭호를 얻은 대니 보일 감독의 연출이 빛나는 작품이다. 원작의 대사를 그대로 쓰면서도 감독 특유의 흡입력을 발휘해 속도감 넘치는 영상으로 완성했다. 평론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애절하고 가슴 벅찬 스토리, 어떤 할리우드 액션영화보다 속도감과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감독 대니 보일/데브 파텔, 프리다 핀토, 마두르 미탈, 아닐 카풀 출연/120분/15세 이상

◇헤어 스프레이

슈퍼 헤비급 뚱보 트레이시(니키 블론스키)는 미국 볼티모어 10대들에게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코니 콜린스 쇼'에 출연해 댄싱 퀸인 '미스 헤어 스프레이'가 되는 것이 꿈이다.

어느 날 새 멤버를 영입하기 위해 '코니 콜린스 쇼'의 공개 오디션이 열리자 트레이시는 S라인 미녀들이 판치는 오디션에 참가한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슈퍼 헤비급 몸매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수준급 댄스를 선보인 그녀는 드디어 '코니 콜린스 쇼'에 입성한다. 그러나 볼티모어 TV 방송국 매니저이자 전 미스 볼티모어로 아름다운 외모가 권력임을 강조하는 악녀 벨마(미셸 파이퍼)의 온갖 방해 공작에 시달린다. 꽃미남과 꽃미녀들의 틈바구니에서 뚱보 트레이시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화 '헤어 스프레이'는 할리우드를 웃기고 울린 코미디 영화의 거장 아담 쉥크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존 트라볼타, 미셸 파이퍼, 퀸 라티파, 크리스토퍼 월킨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과 1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신예 니키 블론스키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개봉 후 13주 동안 미국 박스오피스를 장악했으며 1억2천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감독 아담 쉥크만/존 트라볼타, 미셸 파이퍼, 니키 블론스키, 퀸 라티파 출연/115분/12세 이상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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