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김연아·이상화 언니 오빠들처럼 나도 금메달을 딸래요."
16일 오후 3시 대구 북구 대구실내빙상장. 반짝반짝 윤이 나는 빙판 위에서 200여명의 시민들이 날쌔게 스케이트를 지치고 있었다. 손을 맞 잡은 연인에서부터 앳된 스케이트 꿈나무까지 빙상장은 열기로 후끈했다.
트랙 안쪽에선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 꿈나무들이 엉덩방아를 찧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지연(7·대구 북구 산격동)양은 "다섯살 때부터 엄마와 함께 매일 2시간씩 피겨 스케이트를 연습하고 있다"며 "커서 꼭 김연아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로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 소식이 연일 이어지면서 대구 빙상장마다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고, 빙상 용품들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대구실내빙상장의 경우 동계올림픽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를 대거 배출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곳 이성원 부장은 "대구 빙상장을 거쳐간 지역출신 쇼트트랙 국가대표들이 지금껏 10개의 금메달을 땄다"며 "밴쿠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5천m 계주에 출전하는 김성일(19·단국대) 선수도 유년시절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1시쯤 수성구 수성실내아이스링크에서도 지하 1층 대기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잠시 뒤 500m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에서 모태범 선수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직장인 김창수(29·서구 평리동)씨는 "평소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데 휴가 기간동안 스케이트를 배워 보려고 친구들과 함께 찾았다"며 "때마침 한국 선수의 금메달 소식이 전해져 신난다"고 했다.
빙상장 김재형 대리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하루 200여명이 찾았지만 동계올림픽이 열리면서 크리스마스때처럼 하루 1천여명 이상 빙상객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백프라자 10층 전시실에 마련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특별전시 체험관'에도 인파가 쇄도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이준혁 주임은 "지난주부터 동계 스포츠 용품과 함께 대구경북 출신 금메달리스트들의 사진과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며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이 전시관을 찾고 있다"고 했다.
빙상 스포츠 용품을 취급하는 소매점들도 밴쿠버 특수에 함박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중구에서 스포츠 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석(51)씨는 "시즌이 끝나가는 데도 동계스포츠 용품·장비·의류·액세서리가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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