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기다렸다. 밴드 '버즈' 보컬 출신인 가수 민경훈(26)이 2007년 12월 솔로 1집 앨범을 발매한 이후 2년여 만에 새 앨범 '재회'(再會)로 팬들에게 돌아왔다.
민경훈은 2008년 12월 싱글 앨범 '하루'를 발매하긴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앨범만 낸 채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경훈에게는 이번이 2년여 만의 활동 재개다. 음반에 대한 얘기에 앞서 근황이 궁금했다.
"전 만 19세이던 2003년에 '버즈'로 데뷔를 했어요. '버즈' 활동을 하며 '겁쟁이' '가시' '남자를 몰라' 등 노래가 큰 사랑을 받았죠. 너무 어릴 때 데뷔를 했고,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당시엔 그걸 감당하지 못했어요. 겉으로는 태연하게 행동을 했지만 긴장을 많이 했죠. 솔로 활동을 하고 1집을 낸 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가수 말고 다른 일을 해 볼까 생각도 했죠. 그런데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그것도 쉽지 않았어요. 방황하는 동안 팬들이 많이 기다려 주셨어요. 팬들의 응원 덕분에 앨범을 다시 내게 됐습니다."
오랜 고민은 그에게 깊은 스트레스를 안겼다. 무기력증에 빠진 그는 살도 90㎏까지 쪘다. 살이 찌니 더 무기력해졌고, 자신감도 더 없어졌다. 다이어트가 급했다.
"2달 동안 하루에 고구마 반 개만 먹고 살을 뺐어요. 그리고 운동을 했죠. 결국 쓰러지기까지 했습니다. 30kg을 빼서 60kg 가까이 나갔는데 지금은 65㎏ 정도 돼요."
민경훈은 휴식기 동안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도 떠났다. 친한 친구와 함께 최소한의 돈만 들고 전라도 지역으로 떠났다. 걷거나 히치하이킹을 하며 남도지역을 여행했다.
"걷기 위해 떠났어요. 걷고 생각하고 얘기하며 여행을 다녔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민경훈은 가을녘의 과실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스스로를 영글게 만들었다. 한층 성숙해진 20대 중반의 발라드 가수는 '변화'보다 '안정'을 담은 앨범을 발표하며 공백을 끝냈다.
"변화를 시도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 목소리, 제 스타일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기대하시는 것이 있으니 거기에 부응을 해야죠. 콘서트 무대나 디지털 싱글 음반에서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총 5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에는 조영수, 김도훈, 이재학, 황성제, 안영민 등 유명 작곡가와 강은경, 윤사라 등 히트 작사가가 참여했다. 5곡의 노래를 고르기 위해 민경훈은 100곡이 넘는 노래를 들었다. 타이틀곡은 조영수가 작곡하고 강은경이 가사를 쓴 '아프니까 사랑이죠'다. 민경훈의 보컬을 잘 살린 강한 멜로디의 발라드곡이다.
"제가 직접 작곡가들에게 연락을 하고 찾아가서 곡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여러 작곡가들에게 많은 곡을 받았죠. 그 중에서 어렵게 5곡을 골랐고요. 이번 음반에는 프로듀서가 없어요. 작곡가들과 제가 같이 만든 음반이죠."
음반은 전반적으로는 민경훈 스타일을 담고 있지만 변화도 조금 추구했다. 5번 트랙 '그저…눈물만'은 민경훈이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가성 창법으로 완성된 노래다.
"'민경훈 창법'을 많이 줄이며 녹음했던 노래가 5번 '그저…눈물만' 입니다. 담백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그러다보니 무려 16시간이나 녹음을 했어요."
말수가 적은 것으로 유명한 민경훈인데 인터뷰를 통해 말을 참 잘한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간다고 하는 그다. 변화한 민경훈의 자세가 충분히 느껴진다.
"저에겐 항상 '버즈'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었죠. 이제 솔로 가수가 된 만큼 대중에게 저 자신을 많이 알려야 해요. 저를 알리기 위해서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갈 생각입니다. 방송에서 솔직하게 제 자신의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요즘 MC들이 진행을 잘해 주시니까 그렇게 걱정이 되진 않아요."
2년 만에 컴백한 민경훈은 4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팬들에게 매년 연말에 콘서트를 열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공백기 동안 그 약속을 지키질 못했어요. 약속을 못 지킨 만큼 이번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2년 동안 무대가 미칠 만큼 그리웠어요. 가수라면 누구나 자신의 콘서트를 갈망하죠. 저 또한 콘서트 하는 꿈을 매일 꿀 정도로 너무나 무대가 그리웠습니다."
민경훈의 팀 탈퇴 후 군에 입대했던 '버즈' 멤버들은 현재 제대를 해 음악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민경훈은 "멤버들이 응원을 해 주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활동을 하는 민경훈은 매사에 의욕이 넘친다.
"'역시 민경훈'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제가 컴백한다는 기사에 '민경훈, 5년 전에는 최고였는데'라는 댓글이 달린 것을 봤어요. 좀 슬프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전처럼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세우진 않았어요. 최고라는 말보다 팬들과 공감하며 함께 잘 성장했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고요."
아이돌 음악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울려 퍼지는 묵직한 민경훈의 발라드곡이 팬들에게 어떤 감동을 안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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