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원태의 시와 함께] 무진등(조용미)

별은 무진등이다

다함이 없는 등불,

꺼지지 않는 무진등

내 안에 다함이 없는 등불

꺼지지 않는 무진등이 하나 있다

숨겨놓은 말들에

하나씩 불을 켠다

내 몸은

그 등불의 심지다

별이 무진등, 다함이 없는 등불이라고요. 그건 바로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의 등불인 것을요. 그렇다면 제 안에도 꺼지지 않는 무진등 하나 켜져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랬군요! 그래서 제 마음이 이렇듯 하염없이 '당신'을 향해 깜박이고 있었군요. 이렇듯 별은 우리 마음 안에도 빛나니, 우리는 별들의 자식이란 오랜 전설을 믿습니다. 생멸을 거듭하되 다함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하나입니다.

존재의 섭리나 비의가 숨겨놓은 말들에 하나씩 불을 켜는 자는 바로 시인이 아닌지요. 시인들이야말로 별들의 적자(嫡子)인 셈입니다. 마음만 아니라 온몸 역시 기꺼이 그 등불의 심지입니다. 타오르는 등불처럼 이 몸의 고통은 '중심'을 일깨워 제 언저리를 따스하게 밝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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