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30세 이후부터 생리적 기능이 매년 감소한다. 노화를 막아주는 체내 여러 호르몬이 30대 초반부터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 특히 성장호르몬은 성인이 된 뒤에도 근육량을 유지하고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20대 이후 10년마다 14.4%씩 줄어들고, 60대 이후가 되면 20대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운동으로 노화를 중단시킬 수는 없지만 속도는 늦출 수 있다.
◆허벅지가 굵을수록 오래 산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의 탄탄한 허벅지. 오랜 훈련으로 다져진 둘레 22인치의 허벅지는 스피드와 민첩성, 균형감각까지 고루 갖췄다. 본인은 굵은 허벅지가 부끄럽다고 하지만 실제 허벅지의 굵기는 건강뿐 아니라 장수와도 직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대 베리트 하이트만 교수 팀은 허벅지 둘레가 60cm 미만으로 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인체 근육의 약 70%는 하체에 있으며, 상체를 지탱하고 몸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도 노화된다. 다리가 가늘어지고 힘이 약해진다. 근력강화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근육량은 10년마다 약 5%씩 줄어든다. 몸무게는 똑같이 유지해도 20대에 비해 50, 60대가 되면 근육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하체 운동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운동은 치매도 예방한다.
나이가 들면 늘 알고 지내던 사람 이름조차 깜빡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뇌의 인지능력 손상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조차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인지능력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대 라우라 베이커 박사팀은 기억력 감퇴증상이 시작된 중년 남녀 3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 그룹은 매주 4차례씩 45~60분씩 가벼운 뛰기와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했고, 다른 그룹은 스트레칭만 시켰다. 6개월 뒤 유산소 운동 그룹은 주의력, 집중력, 계획능력, 멀티태스킹능력 등 다양한 뇌 인지기능이 향상됐고, 스트레칭 그룹은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령이나 기구를 이용한 근육운동과 균형잡기 등 가벼운 운동 중 어느 것이 뇌의 노화를 막는데 도움을 줄까? 지난 1월 캐나다 밴쿠버 종합병원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답은 근육운동이다. 65~75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그룹은 매주 한두 차례 1~2시간 아령과 기구를 이용한 근육운동을, 다른 그룹은 균형잡기 등 전혀 무리가 없는 가벼운 운동을 하게 했다. 1년 뒤 인지능력 테스트를 했더니 근육운동 그룹은 12%가량 향상된데 비해 균형운동 그룹은 오히려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 뇌기능 개선까지
노화 때문에 순환기능이 떨어지면 뇌로 가는 혈류도 줄어든다. 뇌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등 인지력 감소도 나타난다. 운동을 하면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치매를 예방한다. 최근에는 단순 예방뿐 아니라 개선효과까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인지신경과학 권위자인 미국 일리노이대 벡크먼연구소 아서 크라머 교수는 정기적인 유산소운동이 노화에 따른 뇌기능 저하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개선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또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노인의 뇌 혈관은 젊은이의 뇌 혈관과 비슷한 반면 운동을 하지 않는 노인의 뇌 혈관은 구불구불해져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엘리자베스 블릿 교수 팀은 60~80세 노인 14명(남성 7, 여성 7)을 과거 10년 동안 주 최소한 18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 그리고 운동을 않거나 90분 이하로만 운동하는 그룹으로 나눠 뇌 혈관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유산소 운동 그룹은 뇌혈관의 비틀림 정도가 작았고, 젊은이의 뇌혈관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글'사진=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