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0 눈길끄는 현장]<끝>노귀재 터널 공사

교통오지 청송 '숨통뚫기' 공정률 60%돌파

청송과 영천을 잇는 노귀재 터널공사가 현재 6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1985년 비포장길을 맨발로 걸으며 도로 포장공사 시위를 벌이던 황병우씨
청송과 영천을 잇는 노귀재 터널공사가 현재 6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1985년 비포장길을 맨발로 걸으며 도로 포장공사 시위를 벌이던 황병우씨

경북의 '교통 오지' 청송지역의 막힌 숨통이 언제쯤 뚫릴 수 있을까? 노귀재 터널공사 진척에 군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루 6천여대의 차량이 오고가는 영천∼청송을 잇는 국도 35호선의 노귀재 터널공사가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총연장 5.88㎞(터널은 0.9㎞), 도로폭 20m, 4차로인 이 터널공사는 사업비 658억1천700만원을 투입, 두산중공업㈜이 시공을 맡아 3월 현재 61.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청송의 명물 노귀재, 역사 속으로

청송과 영천을 잇는 국도 35호선 노귀재 고갯길이 터널공사를 통해 곧 추억 속에 묻힌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황병우(79·청송 부남면)씨는 1985년 비포장길이던 노귀재 포장 공사를 위해 당시 서슬퍼런 군사정권 아래에서 '맨발 행군'을 벌여 유명해진 인물이다. 당시 황씨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건설부에 도로 확·포장 공사를 수십 차례에 걸쳐 건의했지만 찾아갈 때마다 장관이 10년만 기다려 달라고 하는 바람에 맨발로 노귀재를 걷는 방법을 택하게 됐다는 것.

황씨는 "당시 청송∼현서면 노귀재 간 도로는 군내 6개 읍면 주민들에게는 생명선과 같은 길이었다"며 "당시 맨발 행군을 통해서라도 주민들의 숙원을 풀고 싶었다"고 술회했다. 당시 국회의원인 황씨가 맨발로 자갈길을 걷기 시작하자 200여명의 군민들이 뒤를 따랐고, 그 수는 점점 불어났다. 이 '맨발 행군'으로 당시 지역 푸대접에 불만이 컸던 청송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집결했고, 결국 당시 건설부 도로국장이 직접 청송으로 내려오면서 도로 확·포장 공사에 들어가 1990년 52㎞ 구간 포장이 이뤄졌다.

◆탄력받은 터널공사

당초 건설교통부는 영천시 화북면 상송리∼청송군 현서면 사촌리 간 노귀재를 2003년 10월 착공, 2008년 완공키로 했다. 하지만 해마다 필요한 사업비 100억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예산이 투입되는 바람에 공사 진척이 늦어졌다. 또 터널공사 발파에 따른 소음과 진동으로 인근 주민들이 주택균열 등 피해를 입고 있다며 2005년 8월 대구지법에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낸 이후 4개월간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여기에다 국가 SOC사업 가운데 우선순위에서 밀려 사업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한동수 군수는 수십 차례 중앙부처를 방문해 국도 35호선 공사에 필요한 사업비 지원 등 조속한 개통을 요청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노귀재 터널 공사를 비롯해 청송지역 도로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해에는 노귀재 터널공사 잔여 사업비 356억6천만원 전액을 한꺼번에 확보한 것.

이에 따라 지난해 1.7km 구간 터널굴진 및 라이닝 작업과 영천 방향 터널공사를 완료했고, 올해에는 126억8천만원을 들여 도로본선 구조물 5개소, 3km 구간 보강토 옹벽과 토공 30만5천766㎡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강장원 두산중공업㈜ 노귀재 공사현장 소장은 "원활한 차량 소통을 위해 차선변경 등 기존 국도 확·포장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나머지 예산을 모두 확보한 만큼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효과

노귀재 터널이 뚫리면 주왕산 일대 관광개발 사업과 사과·고추 등 청송지역 특산물의 원활한 수송으로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절기 결빙·강설에 따른 교통불편도 해소하고, 청송지역 관광개발 촉진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특히 기존 노귀재가 연장 7.1㎞였는데, 터널이 완공되면 총 연장이 5.8㎞로 줄어 주행시간도 승용차는 이전보다 10분, 화물차량은 20분가량 단축된다.

주민 유기조(59·청송 현서면)씨는 "노귀재 터널 공사가 완료되면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농촌지역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나 현서면 지역은 노귀재 터널 공사를 앞두고 지금까지 60가구가 귀농했고 앞으로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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