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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 차우셰스쿠, 악마의 손에 키스를/에드워드 베르 지음/유경찬 옮김/연암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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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공산 국가들의 몰락이 진행되던 1980년대 후반, 가장 충격적인 장면의 하나는 1989년 12월 25일 루마니아의 철권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그의 아내 엘레나와 함께 총살당한 주검이 TV 화면에 비친 것이었다. 차우셰스쿠는 이 해 12월 22일 군중 집회에서 연설하다 소요에 직면, 도피 행각에 나섰다가 사흘 만에 영욕의 삶을 마감했다.

차우셰스쿠는 20여년의 통치 기간 동안 소련의 위성 국가가 되기를 거부하며 차별화된 길을 걸어 서방 국가들의 호감을 얻었다. 그래서 그가 순식간에 처형된 것은 놀라운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차우셰스쿠 사후 그와 그의 아내가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범죄자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차우셰스쿠는 무지막지한 권력으로 공포를 안겨줬고 수많은 사람들을 탄압했다.

'마지막 황제'를 쓰기도 한 지은이는 무지몽매한 차우셰스쿠가 냉혹한 정치 술수를 배우면서 어떻게 권력을 거머쥐었는지, 절대 권력자가 된 다음 어떻게 부패해 갔는지를 세밀하게 살핀다. 지하 비밀 통로,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개인 우상화, 비밀정보 조직원들을 앞세운 비잔틴식 통치 체제, 방탕한 사생활을 파헤친다. 잔당이 청산되지 않아 루마니아에 남겨진 그늘도 그려낸다. 368쪽, 1만8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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