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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생각 열린 교육] 들살이는 소통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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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기운이 퍼지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훌라후프를 돌리고 있다. 그냥 돌리는 것은 심심하고 더 어려운 자세를 잡아가며 열심히 돌린다. "팔 벌리고""박수 치면서" "점프 두 번" "제자리 돌기" "무릎 꿇고" 등 전부 어려운 자세들로 강도를 높이는데 아이들은 더욱 재미있어 하고 열심히 한다.

훌라후프 연습을 하는 이유는 연중 한 두 차례 전체 가족들이 여행을 가는데 거기에서 장기자랑을 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기자랑은 노래와 춤 그리고 연극 악기 등이 대세를 이루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평소에 자기들이 잘하는 것을 하고 싶어 했다. 막상 훌라후프를 돌리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돌리는 아이들 중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우 허리에서 돌리는 것도 버거워 한 아이들도 보여서 새삼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진짜 몸으로 배우는 것은 빠르구나하고 생각 되었다.

드디어 전체 가족 캠프. 우리식으로 고치면 전체 들살이 라고 하는데 하나 둘씩 가족들끼리 모여들었다. 들살이는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보여주는 내용보다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내용들이 더욱 많다. 또한 아이와 함께 수행해야하는 과제도 많다. 이 모든 것이 우리 공동육아에서 축제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우리의 훌라후프 돌리기도 저녁 분위기를 한층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아이들만 돌리기도 하고 부모들과 대결하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더욱 재미있어 했다.

늦은 밤 운동장 모닥불에는 아이들을 재우고 난 부모들이 모여서 술잔을 기울이며 평소 못 다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우리가 왜 이 고생을 하는가? 하는 이야기부터 지금의 아이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누며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밤은 깊어 갔지만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들을 보며 우리 어른들에게 더욱 필요한 들살이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요즘 사람들은 여행을 많이 간다. 아이들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가족을 위해서 간다. 그러나 여러 가족이랑 함께 가는 여행이나 캠프를 잘 가진 않는다. 그만큼 어울리기도 쉽지 않고 공통점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이웃과 함께 지내는 법을 알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이들이 보고 배울만한 것들을 부모가 아닌 텔레비전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배운다. 그러한 것들은 진정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서로 주고받으며 감정을 이해하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듣고 배우기만 한 걸로는 우리의 마음이 이해하기 어렵다.

가족이 함께 하는 들살이는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소통에 목말라 하는 우리에게 시원하게 갈증을 풀어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이렇게 어울리며 커가는 아이들이 먼 미래에 자신들의 자녀에게 이 기쁨을 보여주려면 그때도 들살이를 해야 하지 않을까?

김병현(공동육아 방과 후 전국교사회의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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