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가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679명 중 170명이 외국어고와 과학고 출신이었고, 연세대는 360명 중 47명이 외국어고를 졸업했다. 특히 고려대는 내신 등급이 하위 40%인 6~9등급 수험생을 116명이나 뽑았다.
고교등급제는 3불 정책의 하나지만 일부 대학이 편법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산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강화되면서 더욱 적용하기가 쉬워져 정운찬 국무총리조차 이를 시인한 바 있다. 실제로 고려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9등급을 2명, 8등급을 22명이나 뽑았다. 일반고에서는 대학 진학조차 어려운 최하위권이다. 하지만 이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것이다.
대학 입시가 이 모양이니 특목고 진학 열풍은 당연하다. 각 대학은 선발 기준을 밝히지는 않고 잠재능력, 창의력 등을 종합해 뽑았다고 한다. 공교육이 어떻게 되든 내신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신들의 잣대로 선발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사교육은 대학 입시와 연결돼 있다. 수험생은 대학의 전형 방법에 맞춰 입시를 준비한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더욱 그렇다. 올림피아드 등 각종 경시대회와 공인 어학 성적에 목을 매는 이유다. 또 독재정권이 강압을 해도 사교육을 잡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번에 드러난 의혹들을 해소해야 한다. 철저한 감사로 고교등급제 적용이 드러나면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 특목고 입시나 전형 방법 개선은 미봉책이다. 대학 입시가 공교육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정부의 사교육 줄이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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