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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조 들여다보기] 아버님 날 낳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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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날 낳으시고

정철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 분 곧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을까?

하늘 같은 가없는 은덕을 어디 대여 갚사오리

조선 중기의 문신 정철(1536~1593)의 작품이다. 정철은 국문학사에서 윤선도·박인로와 함께 조선 3대 시인으로 꼽힌다.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칩암거사(蟄菴居사). 1562년 문과에 장원급제한 이후 여러 벼슬을 거치며 부침이 심했다. 강직하고 청렴하나 융통성이 적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성품 탓에 동서 붕당정치의 와중에 동인으로부터 간신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정치가로서의 삶을 사는 동안 예술가로서의 재질을 발휘하여 국문시가를 많이 남겼다.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 〈성산별곡〉 및 시조 100여 수는 국문시가의 질적·양적 발달에 크게 기여했으며, 특히 가사작품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린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문집으로 '송강집' 7책과 '송강가사' 1책이 전한다.

이 작품은 더 이상의 해설을 붙일 필요가 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내용을 모르는 이도 없고, 효도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것을 모르는 이도 없다. '효'는 유교 사회의 중심가치였다. 그러나 유교사회가 끝났다고 해서 사라질 가치가 아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뀐다 해도 부모님의 은덕에 대한 반론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생각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패륜이기 때문이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효자 없고, 부모님 돌아가시고 불효자 없다'는 말이 있는데, 어리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다. 후회할 일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면 참 좋지만 그게 잘 안 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일이 효도라는 것이다, 부모님 살아계실 땐 잘 하지 못하고 꼭 돌아가시고 나서 효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여읜 사람은 그 누구도 이 사실을 부인하지 못하리라.

그래서 부모님께 효도하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누가 그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인류의 중심가치가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는 것이 효라고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부모님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꾸준히 가지는 것일 것이다. 사랑한다면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어할 것이고, 편하게 해드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며 '효도하자'고 주장하기는 참 건방지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오늘은 어버이날, 이 시조라도 한번 읽어볼 일이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셨으니 말이다.

문무학 (대구예총회장·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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