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천만원대 3D TV·보석 냉장고…가전도 프리미엄 시대

백화점 가전매장에서는 삼성이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가전제품인 3D LED TV 9000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 일단 첫눈에 들어오는 것은 1㎝도 되지 않는 초슬림한 몸매. 7.98㎜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라고 한다. 게다가 '프리미엄'의 품위에 맞게 색상은 금색을 사용했다. 기능은 물론 최첨단이다. 2D 화면을 3D로 전환해 볼 수 있고, 인터넷 TV,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삼성 앱스', PC나 카메라 등의 콘텐츠를 무선으로 불러와 TV에서 볼 수 있는 '올 셰어' 등 첨단기능도 갖췄다. 화질은 기존 LCD TV에 비할 바가 아니다. 훨씬 선명한 영상에다 입체감까지 뛰어나다. '이 정도 품질이면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하며 가격표에 눈길을 주는 순간 입이 벌어지고 만다. 판매가 1천117만원. 헉!

◆가전도 프리미엄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가전시장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이나 '명품'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면서 최고 부자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가전제품시장도 계속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가전시장에서도 웬만한 중산층은 근접하기 힘든 수준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에 따르면 이사와 혼수 시즌인 지난달부터 이달 3일까지 가전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시즌과 앞으로 있을 남아공 월드컵의 영향으로 '3D LED TV'가 높은 인기를 얻었고, 지난주부터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에어컨 등 고가의 생활가전들이 가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주력상품이던 LED TV의 일반적인 화면 크기가 42~50인치였지만 최고급 제품으로 내놓은 3D LED TV는 55인치로 훨씬 커지고 가격 역시 훌쩍 뛰어올랐다. 삼성과 LG의 55인치 LED TV의 가격이 400만~500만원인데 비해 LG의 55인치 풀 LED 3D TV는 600만원대, 삼성에서 신제품으로 출시한 55인치 풀HD(초고화질) 3D LED TV의 가격은 1천만원에 육박해 국내 가전시장에서는 가격부터 최고에 이른다.

◆절전도 생각해야 진짜 프리미엄

최근 프리미엄 제품의 경향으로 손꼽히는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절전'과 '친환경'이다. 대우일렉은 지난달 28일 가진 2010년형 신제품 발표회에서 월 소비전력 31㎾h의 저전력 양문형 냉장고를 선보였다. 소비전력량은 기존 제품 대비 33% 낮아지고, 10년 사용 시 68만원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2월 선보인 LG전자의 2010년형 '디오스' 냉장고는 4세대 리니어 컴프레서를 적용해 소비전력을 기존 제품보다 30% 정도 줄였다.

지난해 말 출시된 LG전자의 '6모션 트롬세탁기'는 '찬물세탁' 코스의 경우 5㎏(옷감량) 기준 소비전력이 시간당 150W밖에 되지 않아 현재 팔리고 있는 드럼세탁기의 세탁 코스 중 최저소비전력으로 세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2010년형 드럼세탁기 '버블 에코' 역시 가장 큰 특징으로 '친환경·에너지 절약형'이라는 점을 꼽았다. 버블 에코는 버블 발생량을 2배로 늘려 세탁시간과 전기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것. 월 2천원 정도의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LG전자'의 2010년 휘센 에어컨은 '휴먼케어 컨디셔너'를 추구한다. 친환경 고효율 휴먼케어 인버터 기술을 통해 냉방속도는 2배 빠르고, 전기료는 최대 72%까지 절감한다. '3 in 1' 제품 기준으로 59.4㎡(18평)용은 500만원대, 75.9㎡(23평)용은 6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보석에 빠진 프리미엄

3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지펠 마시모주끼 냉장고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 지펠 마시모주끼는 이탈리아 출신 보석 디자이너 '마시모주끼'의 디자인을 접목한 명품 냉장고. LED로 물이 빛나는 모습을 시각화한 '주얼리 라이팅 방식'을 적용했고, 손잡이는 샴페인 잔을 따라 흐르는 보석을 시각화해 마치 예술작품을 접하는 느낌을 준다.

최근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주얼리를 이용한 가전제품들이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성분 혹은 모양을 이용해 제품의 기능성을 높이거나, 반짝반짝 빛나는 주얼리 소재를 이용해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것.

쿠첸은 국내 최초로 밥솥 내솥의 안쪽에 다이아몬드를 적용한 다이아몬드 퀸 내솥을 개발해 밥맛과 내구성을 향상시킨 프리미엄 IH전기압력밥솥 '비너스' 7종을 선보였고, 리홈 역시 최근 출시한 '쥬얼리' 시리즈를 통해 밥솥 내솥의 안쪽에 다이아몬드를 적용했다.

린나이코리아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가스레인지'는 제품 전면부에 스와로브스키사의 컷크리스털을 적용해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억대 TV, 수천만원대 냉장고도

국내 가전제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긴 하지만 아직 세계 최고급 제품과 가격경쟁에는 도전장조차 내밀지 못할 정도다. 수제품에 가까운 세계 최고급 제품을 내놓은 덴마크 프리미엄 AV(오디오·비디오)업체 뱅앤올룹슨이 지난달 런칭한 103인치 풀HD(초고화질) PDP TV '베오비전4-103'의 가격은 무려 2억2천만원이었다.

독일의 프리미엄 주방가전업체 밀레의 세탁기는 8㎏급 제품 출고가가 448만원이다. 국산 8~9㎏급 세탁기 가격이 30만~60만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예닐곱배 정도 비싼 가격이지만 고어텍스나 윈드스토퍼 등 특수섬유를 모두 세탁할 수 있는 등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냉장고에서 슈퍼 프리미엄 가전은 서브제로 브랜드가 손꼽힌다. 미국 주부들에게 '꿈의 냉장고'로 알려진 수제 냉장고로, 형태와 크기에 따라 가격이 880만∼3천520만원 선에 이른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오영진 가전매장 관리자는 "최고급 명품 제품은 업체에는 고수익 상품이고 부자들에게는 소비를 차별화하려는 심리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며 "하지만 단순히 고가 제품을 선호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기능성과 편의성을 꼼꼼히 살펴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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