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독님, 이젠 웃으세요" 삼성 3연패 탈출

롯데전 나이트 2실점 승리, 최형우 결승 투런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전. 6회초 2사 2루에서 삼성 최형우가 롯데 선발 사도스키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전. 6회초 2사 2루에서 삼성 최형우가 롯데 선발 사도스키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일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 홈에서 LG트윈스에 연패를 당하자 프런트에서는 우려 섞인 한숨이 흘러나왔다. 연패도 문제였지만, 선발진의 집단 부진에다 매서운 맛을 보여주지 못하는 타선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 더욱이 21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맞붙게 될 롯데 자이언츠는 2연승의 상승세에다 타격이 강한 팀. 열성적인 부산팬들의 응원도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3연패의 삼성이 20일 경기마저 내준다면 침체가 깊어질 수 있는 상황. 분위기 반전의 책임은 외국인 투수 나이트가 어깨에 짊어졌다. 다행인 것은 나이트가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며 5인 선발 중 컨디션이 가장 좋다는 점. 9일 SK전에서 6.2이닝 6피안타 1실점, 15일 넥센전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안정적 투구를 선보인 상태. "믿을 건 나이트밖에 없다"는 삼성 프런트의 기대는 그대로 적중했다.

20일 사직구장에서 나이트는 롯데 타선을 6.1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막아내며 '믿을맨'의 저력을 과시했다. 나이트는 이날 최고 151km의 빠른 직구와 절묘하게 떨어지는 커브를 앞세워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롯데 타선을 요리, 삼성의 3연패 탈출 드라마의 주연이 됐다. 볼넷은 단 한 개만 허용할 정도로 뛰어난 제구력으로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나이트가 마운드를 책임지는 사이 타선은 침묵하며 애간장을 녹였다. 2회 2사 1루에서 조동찬이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앞서갔지만 4회 조성환의 좌익선상에 2루타에 조동찬의 실책이 겹치며 만들어준 1사 1, 3루에서 가르시아에게 동점타를 맞고 말았다. 앞서다 수비실책이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한데다 삼성 타선은 5회까지 롯데 선발 사도스키에 막혀 삼진 6개를 당한 상황. 경기 흐름을 바꿀 결정적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때 또 하나의 주연 자리에 4번 타자 최형우가 이름을 올렸다.

1대1로 팽팽하게 맞선 6회초 공격. 1사 후 신명철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렸으나 박석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4번 타자는 달랐다.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사도스키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8구째를 때려 우측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시즌 9호 투런포(비거리 130m)를 쏘아 올렸다. 이날 터트린 1안타를 역전 결승 홈런으로 장식한 최형우는 4번 타자의 힘을 보여줬다. 타점 2개를 보탠 최형우는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삼성은 7회 1실점 했지만 안지만-정현욱-권혁이 한점을 지키며 3대2로 승리했다. 선발이 긴 이닝을 책임져주고 앞서가는 상황에서 막강 불펜진이 무결점 피칭을 한 이날 경기는 오랜만에 삼성의 지키는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전적(21일)

삼성 010 002 000 - 3

롯데 000 100 100 - 2

▷승리투수=나이트(5승 2패) ▷세이브투수=권혁(1승 2세이브) ▷패전투수=사도스키(2승 5패) ▷홈런=최형우 9호(6회 2점·삼성)

LG 2-0 두산

SK 14-2 한화

KIA 5-3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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