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일부 지역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중소형 값(3.3㎡ 기준)이 중대형을 앞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는 2, 3년 전까지만 해도 집값 상승폭이 커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건설 및 부동산중개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중대형의 가격조정 폭이 중소형에 비해 크고 정부의 정책 및 인구구조 변화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수요가 중소형으로 몰리면서 대구 수성구를 중심으로 중소·중대형 간 3.3㎡당 매매 및 전세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준공된 지 7년째인 수성구 A아파트의 경우 36평형과 42평형의 평균 매매가격(이하 3.3㎡당 가격)은 각각 639만원과 667만원이다. 그러나 54평형과 64평형은 각각 583만원, 602만원으로 30·40대 평형보다 더 싼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구의 B아파트(준공 15년)의 평균 매매가격은 가장 작은 33평형이 576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69평형과 88평형은 각각 543만원, 54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C아파트에서는 29평형, 33평형, 41평형은 각각 828만원, 818만원, 866만원이지만, 45평형, 47평형, 58평형, 66평형은 각각 800만원, 798만원, 793만원, 818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세가격에 있어선 역전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들 3개 단지의 전세가격은 면적에 정확히 반비례한 것으로 나타났다.
A아파트의 경우 가장 작은 36평형의 전세가가 486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가장 큰 64평형은 367만원에 머물렀다.
B아파트에서는 33평형이 37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43평형 314만원 ▷49평형 286만원 ▷53평형 264만원 ▷69평형 254만원 ▷88평형 256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C아파트의 경우도 29평형이 534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33평형 515만원 ▷41평형 488만원 ▷42평형 476만원 ▷45평형 456만원 ▷47평형 436만원 ▷58평형 40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수성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구구조의 변화도 중소형 아파트 선호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노령화·핵가족화·1, 2인 가구 증가 등은 주택시장에도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 이진우 지사장은 "대구에서 가격역전은 주거선호도가 높거나 실수요가 많은 수성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이 같은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아파트값 하락 폭이 중소형보다 중대형이 더 컸던 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3년간 대구의 아파트매매가격 평균 4.95% 떨어졌다. 이 중 66~99㎡ 미만은 2.79% 하락한 반면, ▷99~132㎡ 미만 3.98% ▷132~165㎡ 미만 7.11% ▷165~198㎡ 미만 8.73% 등으로 큰 평형일수록 하락폭이 컸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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