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널뛰기 환율 피해 줄이기 "송금 늦추고, 살땐 나눠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換테크 전략

최근 달러값은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탔다. 오를 때는 130원이 넘게 올랐다가 다시 60원 가까이 떨어지는 급등락을 거듭한 것. 지난달 3일 1천118원으로 시작한 달러값은 유럽 재정 위기와 천안함 원인 조사 발표로 인한 대북리스크가 극대화된 26일 무려 135원이 오른 1천253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달러값은 지난달 27, 28일 잇따라 하락하며 58.4원이 다시 내려앉았다. 환율이 널뛰기를 하다보니 피해를 보는 건 기러기가족 등 외화 실수요자들이다. 늘어난 부담에 마음이 편치 않지만 마냥 달러값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가려고 해도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해야한다. 이처럼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송금을 늦추면서 달러를 나눠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달러를 분할 매수하는 외화 예금도 도움이 된다.

◆장기적으론 1,050원선 전망

급작스레 요동치는 달러값에 놀라기보다는 당분간 환율 동향을 살피면서 방향이 정해진 뒤 움직이는 게 좋다. 급히 달러를 송금해야 하는 경우라면 우선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보내는 것이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유리하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환율이 당분간 급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전이 필요하지 않으면 당분간 환율 추이를 지켜보면서 달러 매입이나 송금에 나서야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대북 리스크 등 최근 겹친 악재로 인한 과열 반응은 머지않아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간 원/달러 환율이 폭등했지만 장기적으로 달러의 약세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 달러는 1천50원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당장 급한 불을 껐다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환테크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 실물 경기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위기가 올 때마다 달러값이 급변하는 상황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동성 장세에서는 달러의 분할 매입이 환테크의 정석이다. 미리 가계 상황과 자금 용도에 맞는 외환 사용 계획을 세우고 장기 분할 매입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마다 한두 차례씩 송금계획이 있다면 시기에 임박해서 환전을 하는 것보다는 정기적으로 일정액의 달러를 확보하는 분할 매수가 추천된다. 적립식으로 매월 일정액을 구입해두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섣부른 투자는 독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달러를 살 때 무조건 저점이 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꾸준히 분할 투자로 달러 적립의 양을 늘린 뒤에 시장의 충격으로 달러 급등 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현명하다.

◆외화 예'적금에 주목

환율이 오르락내리락할 때는 외화 예금을 고려해볼 만하다. 외화예금은 일정한 환율대를 정해놓고 환율 추이에 따라 자동으로 외화를 매입한다. 미리 환율의 상한과 하한을 정해두면 은행이 알아서 외화를 사거나 팔기 때문에 달러에 적립식으로 장기간 투자할 때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외화 예금에 원화를 입금하면 해외에 송금할 때 적용되는 환율(전신환 매도율)에 따라 외화로 전환된다. 원화처럼 외화 예금도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보통예금 등 다양한 상품이 있다.

국민은행의 'KB적립식외화정기예금'은 원할 때마다 자유롭게 외화를 적립하면서 20~30%의 환율 우대와 해외 송금 시 송금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멀티플 외화정기예금'은 1개의 계좌에 최대 999건의 정기예금 보유가 가능하다. 입금건별로 1회에 한해 분할 해지가 가능하며 원금의 50% 이하를 분할 해지 시에는 예치기간별로 약정이율을 적용해준다.

외환은행의 '하이파이 플러스 외화예금'은 정기예금과 동일한 높은 금리를 받으면서 적금처럼 수시로 추가 적립이 가능하다. 또한 예금기간 중이라도 자금이 필요한 경우 최대 5회(계약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는 3회까지)까지 금리의 손실 없이 예금을 분할인출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낮은 점이 단점이다. 현재 외환은행의 1년 만기 외화 정기예금 금리는 미국 달러화로 예치할 경우 연 2.5%다. 엔화(연 2.0%) 유로화(연 2.62%) 파운드화(연 3.38%) 등으로 예치해도 이 은행의 원화 정기예금 이자(연 3.65%)보다 낮다.

또 외화 예금은 고정 금리를 주고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환율이 떨어질 때는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 적립한 달러를 다시 원화로 찾는 과정에서 1%의 수수료도 내야한다. 외화 예'적금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천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한 은행에 외화예금 3천만원과 원화예금 3천만원이 있다면 두 예금을 합쳐 5천만원까지만 보호를 받는다.

각종 할인혜택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은행들은 외화 예'적금이나 국제현금카드 등에 가입하면 환전 수수료를 할인해준다. 공동구매나 인터넷 환전 등을 통해서도 최고 70%까지 수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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