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수학생 유치욕심…수능 6개월 앞두고 과목 축소"

대학들 갑작스런 전형방법 변경, 수험생 당혹감

'여름을 이기는 자가 최후에 웃는다'는 입시 격언이 있다. 여름은 모든 수험생이 견디기 힘든 계절이면서 동시에 입시에서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가 되기 때문이다. 흔히 수험생들이 말하는 하절기 슬럼프는 대개 5월 말에서 6월 초부터 시작된다. 만사에 의욕이 없어지고 밤낮으로 잠만 쏟아진다. 수험생활에서 첫 번째 위기이자 승부처가 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지금 방향 감각을 잃고 할 일을 자꾸 뒤로 미루게 되면 나중에도 책을 다시 손에 잡기가 힘들고 결국은 올해 입시에서 실패하기가 쉽다. 진학 담당 선생님들과 입시전문가들이 말하는 하절기 슬럼프 극복 방안을 알아본다.

◆취약단원 적어보기=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시간에 집중이 잘 안 되고 학습의욕도 줄어든다면 스스로 혹은 남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무기력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수험생 자신이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언어 영역부터 시작하여 전 영역의 교과서를 내놓고 지금까지 배운 내용 중에서 이해가 잘 안 되는 단원이나 몇 차례 모의고사를 통해 반복해서 틀리는 단원을 먼저 노트에 적어 본다. 그런 다음 '왜 이해가 안 되고 거듭해서 틀리는가'를 따져 본다. 이어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단원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단원을 분류한다.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일주일 단위의 학습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그렇지 않은 단원은 교과 담당 교사와 상담하여 구체적인 보충 방법에 대해 충고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이때 어느 특정 과목 전체가 약하다면 우선은 수업 시간 중에 배우는 내용을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세세한 보충은 방학 때로 미룰 수 있다.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아서는 방학 때 보충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기본 개념 정도는 파악하려고 애써야 한다. 취약 단원에 대한 점검 자체가 학습의욕을 고취하는 과정이 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달으면 이를 보충하려는 적극적인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학습태도 반성=자신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과외나 학원 수강을 많이 받는 학생들은 만성피로와 의욕상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학생들은 공부에 바치는 시간에 비해 가시적인 성적 향상이 별로 없어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과목이든지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첫 단계에서는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점수와 연결되는 문제풀이 능력이나 응용력 등은 수험생 스스로 배양해야 한다. 특히 토·일에 학원 수강과 과외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학생은 대폭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받아도 별 효과가 없는 경우는 그 요인을 냉정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 과목이든지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을 투자하여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요점 정리 위주의 학습으로는 별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입시 전문가들은 교실붕괴가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 것이 사실이지만, 역으로 사교육의 팽창이 교실붕괴와 학교수업 불신을 조장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 과외가 투자한 시간과 돈에 비례하여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최근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학교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은 좋은데 실제 수능시험에서 점수가 좋지 않은 수험생 중 상당수가 기본 개념과 원리의 이해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가 다소 약해도 반복적으로 문제풀이를 계속하면 모의고사에서는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 수 있지만 실제 수능시험장에서는 새로운 경향의 생소한 문제가 나오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몰두하지 않고는 수능시험에서 고득점하기가 어렵다.

◆생활습관 반성=밤에는 늦게까지 자지 않고 낮에 조는 학생들 상당수가 일반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향상이 느린 경향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2학기에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로 머무르기가 쉽다. 야행성의 생활 습관은 만성피로로 발전하기가 쉽고 결국은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 가능한 한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 경우 피로회복이 훨씬 빠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평소보다 잠이 많이 오거나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시간에 긴장할 수 없을 때는 느슨해진 정신력 탓도 있겠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개의 경우 계절적 요인과 피로가 주된 요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운동부족으로 무기력증을 겪는 학생이 엄청나게 많다. 아침이나 잠자리에 눕기 전에 간단한 맨손체조라도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무조건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스트레스 해소 방안을 가지고 있으면서 잘 놀 줄 아는 학생이 성적도 좋다. 나른함을 극복하고 활기를 되찾는 데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가장 좋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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