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서구에도 특수 어린이집 생겼어요

'들마을 어린이집' 개원…아동 62명·전문교사 9명 타지역 원정 걱정

대구 서구 평리2동에 있는 장애아 전담 어린이집인 들마을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동화책을 읽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서구 평리2동에 있는 장애아 전담 어린이집인 들마을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동화책을 읽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서구 평리동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모처럼 편한 밤을 맞고 있다. 김씨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장애인 아들 때문에 마음이 쓰여 평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지만 얼마 전 집 근처에 장애아동 특수 어린이집이 생겨 걱정을 덜었다. 김씨는 "일반 어린이집에는 장애인 시설과 교사진이 턱없이 부족하고 전문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아이에게 늘 미안했다"며 "서구에도 장애인 어린이집이 생겨 너무 잘됐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구 평리동 들마을 어린이집. 30여명의 아이들이 교사들의 자장가에 맞춰 소록소록 자고 있었다. 어린이집에는 교실, 화장실 등 통로로 이어지는 경계마다 '문턱'이 없었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아동을 위한 것이다. 채광방식도 이채로웠다. 곳곳에 통유리가 장착돼 아침부터 저녁까지 따스한 햇볕이 내리쬔다. 자연 채광이 아이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설계 때부터 바짝 신경을 쓴 것. 장애아동 전용 화장실과 각종 치료 교실이 갖춰져 있었고, 3층 건물인데도 엘리베이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교실 장식 하나하나까지 장애아동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최근 서구 최초로 장애인 아동을 위한 특수 어린이집 '들마을 어린이집'(원장 김동희)이 개원했다. 이곳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면적 631㎡)로 서구청이 4억7천500만원을 지원하는 등 11억원을 들여 지었다.

서구에는 장애인 아동을 위한 교육시설이 태부족해 그동안 부모들이 애를 태웠다.

대구시에 따르면 8개 구·군마다 장애아동 전담 보육시설이 2, 3곳씩 있지만 서구만은 예외였다. 서구 장애아동은 2008년 말 기준으로 187명에 이르고, 이 중 영유아(만 1~5세)가 70여명에 이르지만 장애아동 교육 시설이 전무했던 것.

정신발달장애 아이를 둔 박모(39·여)씨는 "서구에 특수 어린이집이 없어 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이 수성구 등 다른 지역에 아이들을 보내야만 했다"며 "이번 특수 어린이집 개원으로 교육 여건이 한결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희 원장은 "들마을 어린이집은 자폐성 장애, 정서행동 장애, 발달 지체 등을 앓고 있는 아동 62명을 수용할 수 있다"며 "치료사 2명을 비롯해 특수교육 교사 2명, 보육교사 4명 등 총 9명의 전문 교사들이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황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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