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하면 많은 사람들이 '대자연이 숨 쉬고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나라'로 생각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곳이 가난과 질병, 기아에 허덕이고 인종갈등 등으로 치안이 불안한 나라'로 여긴다.
나 또한 그곳을 막연하게 불안감이 느껴지는 나라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남아공을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할 때부터 나에겐 이 나라는 '아프리카 여행과 축구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바뀌었다.
"그래, 죽기 전에 한번 가봐야 한다. 살면서 내 눈으로 꼭 봐야 하는 아름다운 나라잖아." 내 마음은 어느 순간 남아공으로 향했다. 그리고 실천에 옮기기로 하고 푼푼이 모은 돈으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
포털 사이트, 블로그, 여행서적 등을 통해 남아공 탐색을 했지만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치안 불안을 우려하는 부모님의 반대까지 부닥쳐야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부모님에게 한국 축구국가대표 서포터스인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의 일원으로 가며, 동행하는 사람들이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다닌 사람들이라 안심해도 된다고 끈질기게 설득,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6월 15일로 출국일자를 정한 후에는 조바심이 났다. 남아공을 다녀온 블로거들의 발자취를 확인하고 준비해야 할 일을 꼼꼼히 챙겼다. 예방접종 항목을 확인하고 병원을 찾아가 목록을 뽑았는데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황열병(생백신), 파상풍(사백신), 장티푸스(사백신), A형간염(사백신), 신종플루(사백신), 홍역(생백신) 등 예방주사 6대와 말라리아약, 기타 상비약 등을 처방받았다.
주변에선 "그렇게 주사도 많이 맞아야 하는데 월드컵에 꼭 가야겠니? 치안도 불안하다는데"라며 만류했지만 20대 나이의 마지막 여행을 월드컵으로 장식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사실 월드컵 32강 예선 모든 경기를 현지에서 관람하고 싶었으나 회사 문제로 월드컵 첫 경기인 그리스전은 한국에서 보게 됐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길거리 응원과 현지 관람을 한꺼번에 하는 이번 월드컵은 내게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축구의 묘미를 느끼면서 붉은악마가 된 후 6차례 해외 원정(남자 국가대표팀과 포항 스틸러스)에 나섰다. 4승2무. 성적만 놓고 보면 대단한 기록이다. 나의 이번 남아공 행이 우리 축구대표팀에게 큰 행운으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남아공 현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김영아·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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