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란 죽을 때나 방법을 자신이 결정하며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행위를 말한다. 누구나 때가 되면 다 죽는다. 죽는 것은 쉬운 일이다. 죽기보다 사는 게 정말 힘든다.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본심 갖고, 제 할 일 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힘들다.
많은 경우에서 자살이라는 행동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죽음이라는 극단적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강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자살은 타인에게 자신을 알아달라는 강요이며, 가까운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모양을 달리한 폭력이다. 자신의 고귀한 인격이 스스로 죽어서 존중받게 되는 것이 아니라 힘들지만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사는 모습에서 자신의 존재가 귀하게 된다.
정신이 건강해야만 주어진 일이나 상황 혹은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사고가 융통성이 있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린다. 또 지금까지 받은 교육이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인격에 걸맞게 바르게 행동한다. 스스로 환경에 잘 적응할 뿐 아니라 가정이나 사회가 더 나아지고 더 밝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대부분 자살은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 즉 정신질환의 결과로 나타나는 병적 행동이다. 자살하는 사람은 힘에 벅찬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생기는 분노나 죄책감에 사로잡혀 극단적 행동을 택한다. 또 자살이라는 행위로 사랑하는 가족이나 이웃이 받는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다. 자살은 치료받아야하는 정신질환이며 의학적인 도움은 물론 가족이나 타인의 사랑과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한 병이다. 정신질환 중 우울증, 정신분열병, 알코올의존 등이 자살과 관계가 많은 정신질환. 특히 우울증에서 자살의 빈도가 가장 크다.
요즘 자살 문제로 사회 여러 분야에서 자살의 원인을 연구를 하고 자살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자살 소식을 들으면 누구나 이유를 궁금해한다. 유서나 정황들을 근거로 '죽을 이유'를 규정지어 자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그 내용들은 진짜 자살 이유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어려움의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자살 예방의 실효를 거두려면 '죽는 이유'가 아니라, 누구라도 죽고 싶을 정도의 힘든 여건에서도 견디며 '살아가는 이유'를 다루어야 한다.
누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오히려 자기 가족이나 이웃에게 '느껴지는' 구체적인 사랑을 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누군가 자살을 생각할 때 삶의 이유를 생각나게 할 수 있는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은 우리 가족과 이웃에게 살맛이 나게 하고, 사회가 더 밝아지게 만들라는 사랑의 충고다.
대구정신병원 진료부장 장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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