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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키우는 노인요양병원…과당경쟁, 수준이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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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노인요양병원에 노모를 맡겨둔 A 씨는 병원에서 골절상을 입은 모친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5월에 병원을 찾았다가 모친의 골절 사실을 알게 됐지만 원인을 두고 병원측은 나몰라라했다. A 씨는 "연로한 노인이 뼈가 약해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는 병원측 말에 어이가 없었다"며 "병원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입원약정서까지 들먹이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의료서비스 질 저하=노인요양병원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소규모 병상으로도 쉽게 개원할 수 있고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이후 노인요양시설까지 넘쳐나면서 과당경쟁으로 빚어진 현상이다. 더구나 경영난 타개책으로 병원들이 간병인 숫자를 줄이면서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 있는 요양병원의 숫자는 모두 38곳으로 4천병상을 넘어섰다. 규모가 적은 곳은 40병상이고 많은 곳은 240병상에 이른다. 현행 의료법에는 30병상 이상을 노인요양병원 시설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환자 수에 따른 의사와 간호사 수만 정해놓았을 뿐 정작 노인들의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간병인의 숫자에 대해서는 규제가 따로 없다.

입원비도 월 50만~130만원 수준으로 천차만별. 비급여 부분인 간병료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요양병원들은 간병인 수 기준이 없는 점 때문에 간병인 채용에 소극적이다. 인건비를 줄여 보호자의 부담을 적게 하는 것이 환자 유치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간호등급제, 의사등급제 등 보험 수가와 관련한 병원 평가 기준이 있긴 하지만 정작 간병의 질에 대한 평가가 없다"며 "간병인 숫자를 늘이느냐 줄이느냐에 따라 병원료 차이로 나타난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병인 1명이 5, 6명의 중증환자 대소변 받기는 물론 식사 시중, 목욕, 청소까지 도맡고 있다. 요양병원에서 일하다 그만뒀다는 간병인 B(55·여) 씨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대소변 받아내기는 그때그때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환자를 목욕시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간병인 태부족, 환자만 골탕=85세 노모를 요양병원에 맡겼던 C 씨는 "2년 사이 어머니를 벌써 3번째 옮겼다"며 "욕창은 기본이었고 혈당 체크 등 환자 상태와 관련한 기본적인 검사에 소홀한 곳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노인들에게 신체적 이상이나 사고가 날 경우 일부 병원은 '입원약정서'를 핑계로 발뺌하고 있다. '입원약정서'는 입원 전 간병인들의 과실로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 그러나 이같은 서약은 법률적으로 무효다.

대구 달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의사나 간호사 등 건강 관리자의 의무를 환자 보호자에게 떠넘기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규정이어서 입원약정서는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노인요양병원들의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것은 2008년 7월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도 한몫했다. 장기요양 등급 심사를 거친 노인들의 경우 무료로 요양시설에 입소할 수 있고, 요양시설도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이다.

대구시 보건과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병상을 다 채운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업계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형 요양병원 한 관계자는 "1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자가 50명씩 있었지만 지금은 대기자가 없어 경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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