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년 배 타도 사고 없었는데…" 가족들 애타는 심정

55대승호 김칠이 선장의 부인 안외생 씨가 9일 포항수협 비상상황실에서 남편의 무사귀환을 호소하고 있다.
55대승호 김칠이 선장의 부인 안외생 씨가 9일 포항수협 비상상황실에서 남편의 무사귀환을 호소하고 있다.

"무사히 돌아왔으면 하는 게 유일한 바람입니다."

동해에서 북한에 나포된 포항선적 '55대승호' 선장 김칠이(58) 씨의 부인 안외생(55) 씨가 9일 낮 포항시 북구 포항수협 2층 사무실에 설치된 비상상황실을 찾았다. 딸과 사위의 부축을 받은 안 씨는 "남편이 30여 년간 배를 탔지만 큰 사고가 없었는데 나포 소식을 듣고는 하늘이 무너진 듯했다"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안씨는 나포 당일인 8일 오전 9시43분쯤 남편이 위성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못했다고 했다.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조금 후 어업무선국으로부터 '배의 위치 보고가 없다'는 연락을 받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3시간여 뒤인 오후 1시쯤 다시 남편이 전화를 걸어와 순간 안심했는데 느닷없이 '북으로 간다. 걱정하지 마라. 원산으로 가는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가 끊겼다"고 얘기했다. 안씨는 "나중에 뉴스를 보고 남편이 성진항으로 간 것을 알았다"면서 "남편과 선원들이 무탈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온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갑판장 공영목(60·포항 청림동) 씨의 부인과 가족들도 이날 오전 포항수협을 찾아 20여분간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은 후 귀가했다. 부산에 사는 기관장 김정환(52) 씨의 가족들은 수차례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와 초조한 심정을 토로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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