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더 무섭게 보일까 하는 고민으로 하루를 시작하지요. 하루 30~40차례 출몰해 공포체험을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놀래주는 것이 일입니다. 한 마디로 무섭지 않으면 월급을 못 받는 직업이지요."
'허브힐즈' 비밀의 숲에서 각각 동'서양 귀신을 대표하는 신윤하(19) 씨와 김세화(20) 씨. 정성껏 분장하고 의상을 갖춰 입은 모습이 밝은 데서 봐도 섬뜩하다. 이들은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안전하면서도 최대한 공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포 도우미다.
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분장. 창백하게 보이기 위해 흰색의 특수 화장품을 얼굴 전체에 바른 뒤 마스카라와 새빨간 물감 등으로 핏자국을 표현, 손님들이 최대한 공포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한다. 그렇다보니 분장에만 몇 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연기력도 중요하다. 소복 귀신역을 맡고 있는 신윤하 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마네킹처럼 숨을 죽이다가 한순간 공포심을 자아내야 하고 때로는 무서운 얼굴로 손님들과 추격전을 벌여야 하므로 연기력과 체력은 필수다"며 "귀신 관련 드라마를 보면서 어떡하면 공포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자질구레한 부상도 많다. 드라큘라 역을 맡고 있는 김세환 씨는 "무섭다고 꼬집는 관람객은 애교 수준이지만 심하면 발로 차거나 물병으로 때리며 화를 내는 사람까지 있다"며 "그럴 때면 오히려 손님이 더 무서워진다"고 했다.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손님들과의 신경전도 만만찮다. 신 씨는 "손님들이 잠시 긴장을 늦춘 때를 골라 비명을 지르며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공포감을 주는 비결"이라며 "의심 많은 손님들이나 자주 찾는 손님들은 일단 안심시킨 후 방심하는 순간을 노린다"고 했다.
김 씨 역시 "손님들이 볼 수 없도록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눈치 빠른 손님들은 미리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며 "손님들 앞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뒤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손님들은 동'서양 귀신 중 누구를 더 무서워할까. 신 씨는 "아무래도 동양 귀신을 더 무서워하는 것 같다. 활동적이며 단순히 살인을 저지르는 서양 귀신보다는 원한을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동양 귀신이 정적이면서도 공포를 전달하는 데 훨씬 효과적인 캐릭터다"고 설명했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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