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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폭우에 노곡동 긴장…주민 모두 제진기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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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2시 10분. 대구지역에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자 이번 여름 동안 두 차례 침수 피해를 입은 북구 '노곡동'은 긴장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부랴부랴 우의를 챙겨입고 집 밖으로 나왔고 현장에서 대기하던 북구청 직원도 쏜살같이 제진기 쪽으로 뛰어갔다.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내놓은 천막이 비에 찢어질까봐 계속해서 빗자루로 천막 밑을 들어올렸다. 홍창형(45) 씨는 "비가 오자마자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하지 않는지 계속 쳐다봤다"며 "주민들 모두 신경과민에 걸린 상황"이라 말했다.

주민들은 대형 양수기를 설치한 행정당국의 임시방편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정모(56) 씨는 "제진기도 제대로 작동한다고 장담했는데 고장나지 않았느냐"며 "저 양수기도 제대로 작동할지 믿을 수 없다"고 화를 냈다.

침수 피해를 입은 노곡동 주민들의 고통스런 여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북구청은 당초 1·2차 침수피해 보상금의 통합 산정 결과를 28일까지 주민들에게 통보하기로 했지만 30일까지 늦췄다. 이에 주민들은 "이틀이나 더 기간을 줬는데 산정 결과가 얼토당토않거나 더 늦춰지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침수 피해를 입은 노곡동 주민들이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식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갈수록 지쳐가고 있다.

1·2차 모두 집이 침수된 허순달(60·여) 씨의 집은 폐가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물에 젖은 벽지는 모두 뜯겼고 장판이 없는 바닥은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났다. 장롱이 없어 젖은 옷들은 대문 밖에 설치한 천막 밑에 걸어뒀다. 답답한 마음에 뉴스라도 보려고 친척에게서 TV 한 대를 얻어다 둔 것이 가전제품의 전부.

허 씨는 "남들이야 잠잘 곳이라도 있지만 우리는 제대로 잠도 못 잔다"며 "1차 피해 때는 주민들이 어떻게든 빨리 복구하려고 서로 돕고 열심히 했지만 2차 피해를 입고 나선 모두 기운이 없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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