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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경영戰, 영경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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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이면 영국 템스강에는 수만 명의 런던 시민이 모여든다. 강에서 펼쳐지는 스포츠를 보기 위해서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 간에 벌이는 조정 경기다. 인기 없는 종목이지만 영국은 몰론 세계를 대표하는 양대 대학의 자존심 싸움이라 더욱 흥미를 끈다. 1829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니 대단한 전통이다. 학생들이 입고 나온 스포츠 의류가 유행을 선도할 정도로 런던 시민 축제가 됐다.

우리나라에도 '연고전'이 있다. 올해는 고대 주최로 열리는데 벌써부터 응원전이 뜨겁다. 해방되던 해부터 정기전 형식으로 열리면서 한국 스포츠를 대표해 왔으니 그 역사도 만만찮다. 그런데 대구 지역에도 이와 유사한 대학 교류전이 열린 적이 있다. 딱 한 번 있었다.

때는 1975년 10월. 당시는 군사정권 반대 데모가 일상화되던 시절이었다. 매캐한 최루가스가 교정에 가득 찼고 경찰과 학생 간의 세력 싸움은 그칠 날이 없었다. 이때 뜬금없이 날아든 소식이 '경영전'(영경전)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연고전을 본떠 경북대와 영남대 간 정기적인 체육문화 행사를 연다는 것이다. 격렬한 교내 시위를 무마할 목적으로 군사정부가 짜낸 아이디어라는 소문이 나 돌았다. 학생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려보려는 속셈일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어쨌든 제1회 경영전은 그렇게 막이 올랐다.

축구와 야구 두 종목 시합이 있었는데 축구부와 야구부가 있는 영남대와 아마추어들의 모임인 경북대의 시합은 그야말로 무의미한 것이었다. 그렇게 하루를 시민운동장에서 떠들고는 헤어졌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음 해 제2회 대회는 열리지 않았다. 왜 열리지 않았는지 원인도 모른 채 경영전은 학생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져 갔다. 아마 당국에서 주도한 억지 축제였기 때문에 수명이 길지 못하고 일회성에 그쳤던 것 같다.

그 '경영전'(영경전)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경북대와 영남대가 두 대학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명색이 교육도시인 대구 지역에 대학 간 교류 축제 하나 없다는 것은 수치다. 이제 양 대학이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니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젊은 대학문화가 역동적인 도시의 밑거름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윤주태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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