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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情 나누는 이웃…아파트 '문화 공동체' 영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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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태왕아너스아파트 주민들 모여 밴드 결성

▲대구 수성구 시지 시지태왕아너스아파트 주민들이 가을 음악회를 통해 아파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구 수성구 시지 시지태왕아너스아파트 주민들이 가을 음악회를 통해 아파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을을 맞아 아파트 공동체에 '문화'가 영글고 있다. 그리고 그 문화는 내부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17일 대구 수성구 시지동 시지태왕아너스아파트 2층 필로티. 100여 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주민들이 들어차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입주민들이 꾸미는 '제3회 아너스 가을 음악회'에 수백 명의 주민이 모인 것.

저녁을 먹고 나온 주민, 운동 겸 공연을 즐기는 주민, 아이들과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음악회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아파트 발코니와 창문으로 음악회를 보려는 주민들까지 합세해 음악회는 '마을 잔치'였다.

음악회를 여는 사람도 모두 주민이다. 주민들로 구성된 아너스밴드가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음악회의 서막을 장식했다. '내게도 사랑이', '기도', '혼자가 아닌 나' 등 아너스밴드의 가을밤 선율이 연이어 연주되자 쌀쌀한 밤 날씨는 주민들의 열기로 이내 데워져 버렸다. 평화색소폰동호회의 색소폰 연주와 아너스밴드 조경환·진재환 씨의 솔로 공연이 계속되자 음악회는 흥분감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음악회의 입주민 장기자랑과 어울림 마당엔 직접 참여하려는 주민들이 줄을 이었다. 장기자랑 1부에선 장서영·이민아의 댄스, 이수영의 플루트 연주, 정재민의 팝송, 구태휴·윤동욱의 첼로 연주 등이 이어졌고 2부에서도 김지희의 바이올린 연주, 왕세동·이재우·신영국의 악기 연주와 노래, 윤정훈의 합기도, 김계영·김선희·최선희·성은희·김주은의 댄스 등이 음악회를 수놓았다.

이번 음악회의 숨은 일꾼은 바로 아너스밴드. 지난해 12월 마스터 및 베이스 진재환, 기타의 최종덕, 색소폰의 조경환, 건반의 이지아, 드럼의 최문섭, 보컬의 이보연 씨가 뜻을 모아 창단됐다. 30대 초반에서 50대까지 남녀 입주민으로 구성된 밴드는 이후 가을 음악회 준비를 위해 매주 2회 아파트 지하 음악실에서 록, 발라드, 팝송 등 장르 구분없이 맹연습을 해 왔다. 직장 생활과 육아의 바쁜 일상에서도 밴드 부원들의 연습 열기는 열정적이었다.

이지아 씨는 "때로는 세 살배기 아이를 안고 건반을 치기도 했고, 부원들은 직장 회식과 종교활동 등으로 인해 연습시간에 늦을까봐 안절부절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1년 동안의 맹연습은 음악회의 화려한 공연으로 결실을 맺었다.

밴드의 최문섭 씨는 "주민들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며 "올 겨울방학 때는 기타와 드럼, 건반, 색소폰 등 섹션별로 아파트 주민들에게 무료 강습을 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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