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부끄러운 대구 운전문화와 교통 인프라

대구시 중구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국회 국토해양위 국감 자료에 따르면 특별시와 광역시,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의 69개 기초단체 중 작년에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 중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1만 대당 315.9건 꼴이다. 대구 관문이라 할 중구에서 이 정도로 교통사고가 빈발하다는 것은 이유를 떠나서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면적은 좁은데 교통량이 많다는 지역적 특성만으로는 교통사고 최고 다발 지역의 원인을 전부 다 설명하기는 힘들다. 대전 유성구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 69.9건에 비해 무려 4.5배에 달한다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점이 없고서야 납득하기 힘든 수치다. 교통 인프라와 정책, 교통 흐름을 제어하는 시스템,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 등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해 사고 다발 원인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 도심 지역을 운전할 때 누구나 아찔한 순간을 한두 번은 경험했을 것이다. 좁은 골목길이나 횡단보도에서 우선멈춤이라는 초보적인 교통 상식도 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차량이 비일비재하다. 불법 유턴이 판을 치고 신호를 무시한 채 내달리는 차량이 수두룩하다. 늘 바짝 긴장하고 방어운전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때가 많은 것이다.

일부 대구 운전자들의 개념 없는 운전 습관과 수준 낮은 운전 문화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감 자료에 중구뿐 아니라 서구 177.5건(8위), 남구 167.0건(10위), 북구 149.6건(15위) 등 시내 타 지역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공통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속과 신호 위반'끼어들기'음주운전 등 교통법규를 아예 무시하고 내달리는 운전자들의 그릇된 운전 습관과 안전 운행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대구시와 경찰청은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교통 문화 개선을 위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통 정책이 잘못됐으면 고치고 관련 시설이 부족하면 서둘러 예산을 확보해 정비해야 한다. 또한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이 잘못된 것이라면 선진 교통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시민 계몽에 나서야 한다. 교통사고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점은 빨리 고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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