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삶] 이근민 대구시장애인보조기구 센터장

"재활공학·지식축적 국재최고…장애·고령용 기구 맞춤 제작"

이근민 대구시장애인보조기구센터장이 장애인용 컴퓨터 접근 보조기기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이근민 대구시장애인보조기구센터장이 장애인용 컴퓨터 접근 보조기기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장애인이나 고령자에게 맞춤형 보조기구를 제공해 자립과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 작은 밀알이 되겠습니다"

비수도권에서 전국 처음으로 대구대 대명동캠퍼스 내에 설치된 대구시장애인보조기구센터를 이끌어 나갈 이근민(51·대구대 재활공학과 교수) 센터장. 그는 장애인의 재활을 도울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센터 유치에는 이 센터장의 노력이 숨어있다. 2년 전부터 대구시에 보조기구센터 설립 제안서를 수차례 냈고 작년에 예산을 확보한 뒤 올 5월 최종 보건복지부로부터 1순위로 선정됐다는 것.

"보조기구센터의 대구대 설치는 대구대가 가지고 있는 재활공학분야의 인프라가 중요했어요. 대구대는 지난 199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활공학과를 설립했고 지금껏 배출한 인재와 지식 축적도 국내 최고 수준입니다."

이 센터장이 재활공학을 전공한 것은 선친인 고 이태영 총장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장애인과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영향이 컸다.

"미국 유학 시절 재활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이 병원에서 전동휠체어 등 장애인 보조기구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고 장애인 재활분야에 공헌해야겠다는 마음이 싹텄습니다"

대구대 재활공학센터를 리모델링해 지난주 개소한 장애인보조기구센터는 장애인들의 이동 기기와 감각 보조기구의 맞춤형 제작은 물론 개조·수리·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다고 전했다.

중증장애인 이동기구 전동휠체어는 기본. 뇌성마비자용 자세유지용구 및 보행보조기, 척추손상자용 에어매트릭스, 청각장애인용 음성증폭기 등등 다양하다.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구도 많다. 색맹이나 약시용 문자확대기기에서부터 음성녹음기, 점자노트북, 바코드이용 책 읽어주는 음성기기도 갖추고 있다. 또 중증장애인의 신체조건에 맞는 컴퓨터 접근을 돕는 보조기구도 제작한다. 확장키보드나 입·눈·뇌파·근육을 이용한 마우스 작동기구 등. 이외에도 식사보조용 숟가락, 포크, 물컵은 물론 육상용 휠체어, 자동차 족동 운전장치도 장애인의 체형에 맞게 맞춰 준다.

"맞춤형 보조기구 제작비는 아주 저렴합니다. 국가에서 80% 지원해주고 자비는 재료비 명목 일부만 부담하면 됩니다. 센터 이용을 위해서는 장애인이 직접 센터를 방문하거나 연계병원, 읍면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됩니다"

이 센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수사례 모델 제시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그는 루게릭병을 앓아 휠체어 생활을 하는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맞춤형 컴퓨터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처럼 성공 사례를 반드시 만들어보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국내 전체 장애인은 240만여 명. 그 가운데 1개 보조기구를 요구하는 장애인은 108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또 노인 인구 중 보조기구를 필요로 하는 잠재적 수요자도 358만 명 정도로 앞으로 보조기구 사업의 전망은 밝다고 그는 말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장애인 차별이 심합니다.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인식부터 타파해야 해요. 장애인들은 동정심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히 살 수 있는 권리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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