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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美태생 첫 세계적 지휘자 번스타인

레너드 번스타인은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부부 사이에 태어나 쭉 미국에서만 음악교육을 받고 세계적 명성을 얻은 첫 지휘자다. 아버지는 처음 그가 음악에 대한 관심을 보이자 반대했지만 종종 오케스트라 공연에 데려가곤 했고, 우연히 피아노 공연을 들을 후 마음이 사로잡혀 시작한 그는 테크닉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그는 1943년 선임자가 아파 대신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하게 된 것을 계기로 뉴욕 필의 음악감독 자리를 오랫동안 굳히게 됐고, TV의 '청소년을 위한 연주회' 시리즈를 통해 클래식 음악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3편의 교향곡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캔디드' '원더풀 타운' 등 영화음악을 작곡해 뉴욕 타임스로부터 "미국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과 성공적인 음악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좌파 성향이 강해 베트남 전쟁을 공개 비판했으며 많은 음악가들이 실력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휘할 때 춤추고 발작하듯 기뻐하는 제스처를 취해 '신파조' 지휘자란 비난도 함께 받았다.

한편 번스타인은 '성적으로는 남성을, 감성적으로는 여성을' 원하는 양성애적 성향을 지녀 1950년 결혼했던 칠레 여배우와 결국 이혼하고 만년에 우울증으로 고생하다가 1990년 오늘 71세의 나이로 폐렴에 걸려 타계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의 그린우드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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