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훼방꾼 발언'으로 사면초가다. 박 원내대표가 19일 지난해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중 때 시진핑 부주석이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이라고 말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21일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식 부인했다.
중국 정부의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 본 적이 없다"고 큰소리를 치던 박 원내대표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더 이상 논란이 되는 것은 한중 양국 간의 외교 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입을 닫았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조차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차기 중국 지도자가 될 분과 우리 대통령 관련 발언을 쉽게 하면 안 된다"며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을 태워선 안 된다는 속담이 있다"고 질책했다.
22일 한 조간신문이 입수, 보도한 당시의 접견록에서도 시 부주석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 부주석은 오히려 "화해와 협력이라는 큰 방향을 유념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서로의 우려를 배려해 나간다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서는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확정된 시 부주석이 상대국 정부에 대해 훼방꾼 같은 강한 발언을 했을 리 없다면서 박 원내대표가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을 뿐 아니라 국내 문제에 중국 지도자와 중국 정부까지 끌어들이는 외교적 결례까지 범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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