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 해소' 선물은 없었다… 대구시·한나라 당정간담회

29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구시의 당정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9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구시의 당정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김범일 대구시장(왼쪽)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선물은 없었다. 집권여당의 수장이 최대 지지 기반인 대구를 찾았지만 지역 현안에 속시원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시와 당정간담회에서 "대구는 한국 정치의 중심이고, 한나라당의 중심이다. 광역단체 중 처음으로 당정협의를 갖게 됐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안 대표는 또 "전체적으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고 있는데 대구의 경우에는 준공된 주택의 중대형 비중이 커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 자리는 대구의 미분양주택을 조기에 해소해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해서 마련한 것"이라고 간담회 배경을 설명했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등은 대구의 현안을 설명하며 중앙당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김 시장은 "대구의 서민경제가 매우 어렵다. 그 원인은 건설 경기 부진 때문"이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미분양주택 문제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강력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책을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충북 오송과 같이 지정을 받았지만 사실은 대구가 1위로 지정을 받은 것"이라며 "하지만 대구의 분양가가 오송과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비싼 데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 차원의 특별한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미분양주택 조기해소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부동산 양도소득세 부과면제기준을 총액제로 변경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LH공사의 미분양주택 매입확대 ▷대한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환매기간 연장 등을 건의했다.

그 밖에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기반 조성 국비 지원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조성 ▷성서~서대구 교통체증 해소책 등도 건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간담회가 끝난 뒤 한나라당은 브리핑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국회에 관련 법률이 계류 중인 만큼 법안심의 과정에서 최대한 대구시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고 ▷미분양주택 매입확대는 미분양 리츠와 펀드를 활용해서 더 많이 매입되도록 정부에 방안을 강구하도록 요청했고 ▷주택보증㈜의 미분양주택 환매기간 연장도 당정이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오늘 당장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현장에서 당정간담회를 통해 지역의 절박한 현실을 파악했고, 추후 당정협의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석했던 김희국 국토해양부 제2차관과 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 중앙부처 관계자에게 "최대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속시원한 해답을 듣지 못했다"고 짧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흥길 정책위의장과 최구식 국토해양위 정조위원장,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배은희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지역에서는 홍사덕·유승민·주성영·주호영·조원진·배영식 의원 등이 함께했다. 김희국 국토해양부 제2차관, 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 박상우 행정안전부 주택토지실장 등도 자리를 잡았다. 대구시에서는 김범일 시장과 김연수 행정부시장, 여희광 기획관리실장 등이 배석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