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할머니, 장모님…. 눈좀 떠보세요. 하늘도 무심하십니다."
12일 인덕노인요양센터 화재로 사망한 고 김분란(84)씨의 유가족들은 포항세명기독병원에 안치된 어머니의 시신을 확인한 후 눈물을 쏟아내며 오열했다.
어머니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김씨의 둘째아들 이한우(61·포항 인덕동)씨. 이씨는 요양센터 근처에 살고 있었다. 이씨는 오전 5시쯤 요양원에서 전화가 와서 바로 뛰어나가보니 연기가 자욱했다고 했다. 소방차가 화재를 진화하는 광경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어머니가 입원한 병실을 바라보는 순간 어머니가 숨진채 실려나왔다. 이씨는 "어머니의 시신을 보면서 땅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다"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한 김씨의 큰 아들 이재우(63·부산 해운대구 제송동) 씨도 어머니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 울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일본에 1년동안 출장갔다가 화재 전날인 11일 어머니를 뵙기 위해 부산에 도착했다. 그는 12일 어머니를 뵙기 위해 요양센터를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눈물만 쏟았다. 이씨의 딸 이민지(28)씨도 뉴질랜드로 유학갔다가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11일 도착했다. 이씨는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김씨는 5년전부터 요양센터에서 요양했다. 중풍으로 인해 한쪽 다리와 한쪽 팔을 쓰지 못한다고 했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데다 최근 다리를 다쳐 깁스까지 했다.
김씨의 막내딸 이칠선(51·포항 지곡동)씨는 "요양원에 오기 전 집에서 가족들이 5, 6년동안 모셨다가 어쩔 수없이 요양센터로 모셨다"면서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어머니가 고통스럽게 숨진 것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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