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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 칼럼] 미디어 트렌드와 매일신문

스마트폰과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 최근 한국의 미디어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이다. 각종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대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급격하게 변화를 주도하는 미디어 트렌드이기도 하다. 실제로 스마트폰 판매 시장은 사전 예약을 통해 구입해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대표되는 SNS는 각종 의제 및 여론 형성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의 미디어 트렌드는 그동안 여론 형성 과정에서 소외되어 왔던 일반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여론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자본과 기술의 결합, 여론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여론 형성과정 참여 가능성 증폭 등의 요인이 한국 사회의 지배적 미디어의 토양을 급속하게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급격한 확장은 끊임없이 제공되는 정보 뉴스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즉각적인 반응 또한 거의 실시간으로 담아내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문과 방송 등 기존의 지배적 미디어에서 부각된 이슈가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면 요즘은 반대로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에서 부각된 논제가 지배적 미디어의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언론인들 역시 새로운 뉴스와 국민들의 관심사를 이슈화하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한다. 여론 시장은 지배적 미디어와 언론인들에 의해 좌우되기 어려운 구조로 치닫고 있고 언론사들 역시 스마트폰과 SNS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한 다각도의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제는 과연 우리 지역 미디어가 이들 변화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변화에 발빠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가 라는 문제이다.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지역 주민을 단순히 지역에 머무르게 두지 않는다. 스마트폰 속에는 지역의 뉴스보다 훨씬 흥미로운 다양한 뉴스거리가 항상 넘쳐나고 SNS 속에는 지역 경계를 넘어선 보다 다양한 교류가 감지된다. 종이 신문의 위축과 더불어 다각도의 활로 개척에 부심하고 있는 국내 및 세계 유수 언론사들 역시 이들 미디어에 적지 않은 기대와 적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언론사 역시 이들 미디어 트렌드 활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과 검토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적응 혹은 전환 그 자체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안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미디어는 곧 메시지 라는 화두를 던진 마샬 맥루한의 논점을 구태여 들먹이지 않더라도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 그에 따른 콘텐츠 내용이나 구성 방식 역시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선거 등을 통해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 기존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가 비록 대중적 확산과 역사적 기록 측면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의미가 있겠지만 현실을 이끌어나가던 기존 시대와는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이미 상식적인 이야기다. 지역 언론사들로서는 머잖은 시기에 속보와 단순한 지역 소식 전달만 가지고는 더 이상 경쟁력을 논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매일신문 독자 위원회 활동 보고서 속에서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한 심층 혹은 기획 보도에 대한 요구가 적지 않게 발견되는 것도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작금의 신문 독자들은 과거 언론에서 강조한 what(사실 그 자체)에 대한 취재 못지 않게, 그 이면에 숨어있는 why(발생 원인)와 how(해결 방안)에 대한 과학적이고 설득적인, 그리고 객관적인 심층 정보를 갈구한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독자들이 원하는 유형의 정보는 발견하기 어렵거나 부족하다.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 지역 주민들이 언제나 지지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따르기보다 다양한 위치에 있는 독자들과 보다 다각도로 소통하고 스스로 지역의 현안을 자신의 일처럼 고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언론사가 바로 매일신문사이기를 기대해본다.

권장원(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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