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필로소피/매튜 크로포드 작/정희은 옮김/이음 펴냄
현대인은 모든 걸 다 아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저자는 '손으로 하는 일의 가치를 되살리는 게 이 기형적인 상황을 치유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듯 정치철학자이자 워싱턴 싱크탱크의 소장인 저자는 이 모든 명예를 버리고 오토바이 수리공이 됐다. 그리고 그는 "어떤 지적 노동보다 오토바이 수리가 훨씬 지적으로 풍요로운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손을 써서 일하는 순간, 우리는 이 세상과 훨씬 풍부하고 지적인 교류를 시작한다고 단언한다. 오토바이 수리를 통해서 보자면, 오랜 훈련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소리, 냄새, 감촉의 미세한 차이를 구분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소통하면서 기억의 아카이브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 손일을 하는 사람에 비해 사무직 노동자들은 세상이나 사람들과 점점 단절돼가고 있다. 20세기 초, 육체 노동이 조립 라인에 맞게 단순 노동화되는 과정을 거쳤듯이 21세기 초, 사무실 노동이 단순 노동화되고 있다는 것.
지식 노동자로 일하면서 염증을 느낀 저자가 오토바이 수리공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삶과 맞닿은 지식의 참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았다. 온갖 편견과 부딪히며 저자가 새롭게 만들어낸 길이 흥미롭다. 314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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