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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토크(6)]-재즈 발명가, 루이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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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라는 음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어법 가운데 하나는 즉흥성이다. 같은 음악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재즈는 그래서 초심자들을 곤혼스럽게 한다. 하지만 즉흥성은 재즈를 재즈답게 만드는 어법인지라 스윙 같은 여타 어법이 필요에 따라 선택되지 않을 때도 여전히 존재해 왔다. 그런데 즉흥성이 애초부터 재즈에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재즈라는 음악이 발생지로 이야기되는 뉴올리언스에 머물러 있던 1920년대만 해도 즉흥성은 오히려 대접받지 못하는 이단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전환한 사람이 바로 '루이 암스트롱'이다.

루이 암스트롱은 (Pops)라는 별명처럼 연주인의 측면보다 연예인의 모습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유독 인기있었던 나 1963년 를 제치고 빌보드 챠트 정상에 오른 같은 히트곡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전성기 시절 보여 준 행보도 다분히 연예인에 가까웠다. 그래서 많은 흑인 연주자들은 루이 암스트롱을 흑인의 자존심을 버린 백인의 광대로 폄하하기도 했다.

루이 암스트롱은 1920년대 후반, 최고의 스타로 부상한다. 최초의 유성영화 (1927년작)에서 백인 가수 (Al Jolson)이 얼굴에 검은 칠을 하고 연기를 해야했을 만큼 인종 차별이 극심하던 시절에 루이 암스트롱이 스타가 되는데는 (scat)이라는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캣은 아무 의미없이 주절거리면서 노래하는 창법인데 루이 암스트롱이 최초로 시도한 창법이다. 루이 암스트롱이 공연 도중 트럼펫을 떨어뜨리게 되는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절거린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우연의 창법이 대중들의 인기를 끌게 되고 여기에 즉흥적인 가사를 덧붙이면서 스캣은 목소리로 악기를 대신하는 지위를 부여받는다. 특히 트럼펫 연주자였던 루이 암스트롱은 빅밴드와의 협연에서도 틈만 나면 스캣과 트럼펫을 번갈아가며 솔로 연주를 선보였다. 빅밴드 시대는 집단 앙상블이 일반적인 시대로 솔로 연주를 강조했다는 점은 당시로는 혁신적인 모습이었다.

시카고와 뉴욕에서의 활동으로 미국 전역에 재즈라는 음악을 전파한 루이 암스트롱은 솔로 연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편성 악단을 만든다. 나 는 1940년대 이후 전개되는 모던 재즈의 태동을 예고한 팀이었다. 모던 재즈는 (bebop)을 시작으로 수많은 분화 과정을 거치는데 대부분 루이 암스트롱이 제시한 솔로 연주 곧 즉흥성을 중심으로 한 고민의 결실이다. 미국음악의 시작과 끝으로도 평가받는 루이 암스트롱은 1920년대 극심한 인종 차별 분위기 속에서 가장 뜨거운 분위기로 흑인의 정체성을 보여준 위대한 음악인이며 현대적 의미의 재즈를 만든 재즈발명가이다.

권오성 대중음악평론가 musee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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